(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눈 밖에 나 경질 위기에 놓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를 방문하기 위해 출국했다.
이번 방문은 미국에서 활동 중인 엘살바도르 갱단 'MS-13'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세션스 장관은 더글러스 멜렌데스 법무장관을 비롯한 엘살바도르 정부 인사 및 전직 MS-13 조직원들을 만나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공식 명칭이 '마라 살바트루차'인 MS-13 갱단은 엘살바도르의 양대 갱단 중 하나로, 1980년대 엘살바도르 내전 당시 탈출한 조직원들이 미국에 건너오면서 자리를 잡기 시작해 2000년대 초반부터 실질적 위협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들 조직이 현재 워싱턴DC와 함께 최소 42개 주(州)에 걸쳐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는 이들을 몰아내기 위해 전쟁을 선포하고 현재 대대적인 검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MS-13을 테러집단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나 삼합회 등과는 달리 군대 교육까지 받은 MS-13 갱단은 갈수록 잔혹해지고 있으며 살인과 폭행, 인신매매, 강간 등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션스 장관의 이번 엘살바도르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연일 계속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고 본연의 업무를 차질없이 수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세션스 장관은 이미 측근을 통해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장관이 러시아 내통 의혹 때문에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스스로 손을 떼는 바람에 결국 특검 수사까지 받게 됐다는 인식을 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현재 그를 해임하는 문제까지 심각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사면초가에 빠진', '나약한', '매우 실망' 등의 표현을 동원해가며 세션스 장관을 공개로 비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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