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 입단속 강력 경고…프리버스·배넌 실명 언급하며 저격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김아람 기자 = 앤서니 스카라무치 미국 백악관 신임 공보국장이 백악관 동료들을 공격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너서클' 내 권력 암투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스카라무치 국장은 2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기밀정보 유출과 관련, "대통령과 나는 모든 이에게 말하고 싶다. 백악관 내 유출자가 누구인지, 유출한 고위 관계자가 누구인지 매우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스캔들' 위기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의 '특급 소방수'로 지난 21일 백악관 공보국장에 발탁된 그는 이날 CNN '뉴데이'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내 외교기밀 유출에 대해 "그런 것들은 150년 전이라면 매우 반역적인 종류의 유출이었으며 그런 유출을 한 이들은 실제 교수형을 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엿새 전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임명된 뒤 정보유출 의혹의 한 당사자로 지목된 마이클 쇼트 보좌관을 해임하는 등 공보팀 개편에 박차를 가해온 그는 이러한 과격발언으로 자신의 경고가 말로만 그치지 않을 것을 강력히 시사했다.
특히 스카라무치 국장은 백악관 실세로 꼽혀온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의 실명을 언급하며 무차별 저격했다.
그는 지난 26일 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재정 기록이 언론에 유출된 것과 프리버스가 관련이 있다면서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트윗은 삭제됐다.
이어 다음 날 CNN 인터뷰에서도 "라인스가 유출자가 아니라고 해명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게 놔두자"고 꼬집었다.
스카라무치 국장은 이날 '더 뉴요커' 전화 인터뷰에서는 욕설까지 퍼부으며 프리버스를 비난했다. 프리버스를 "망할(fucking) 편집성 조현병 환자"로 부르며 프리버스가 기자에게 정보를 누설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스카라무치 국장이 5천만 달러(약 558억 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사실이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보도로 처음 알려진 것을 가리킨 발언이다. 그러나 이는 정보유출이 아니라 기자가 정부 기관에 정식으로 요청해 받은 자료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도 프리버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 여부에 대해 모호하게 답변, 갈등설을 부추겼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 자리에 있지 않은 게 있다면 그(트럼프 대통령)가 알려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프리버스를 신임하는지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또한, 스카라무치 국장은 '더 뉴요커' 인터뷰에서 "나는 스티브 배넌이 아니다. 나는 국가에 봉사하려고 여기 있다"며 배넌이 "대통령의 망할(fucking) 힘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발언이 모두 기사에 그대로 실리자 스카라무치 국장은 트위터에 "나는 가끔 화려한 언어를 쓴다"며 "이 무대에서는 참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과제를 위한 격렬한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올렸다.
스카라무치의 발언으로 드러난 권력 암투가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ACA) 폐지와 세제 개혁 등을 서둘러 추진해야 하는 트럼프 백악관 내 혼란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분석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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