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가동'에 뜨거워진 에어컨…실외기 화재 잇따라

입력 2017-07-28 10:19  

'풀가동'에 뜨거워진 에어컨…실외기 화재 잇따라

7∼8월에 집중 발생…소방당국 "사용자 스스로 철저히 관리해야"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에어컨 실외기 화재가 잇따라 발생, 사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당국은 에어컨 실외기를 벽체와 떨어뜨려 설치하고, 전선의 훼손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28일 오전 2시께 경기도 하남시의 20층짜리 아파트 5층 최모(39)씨 집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 나 주민 7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불은 10여 분만에 진화됐으나, 주민 1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 치료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에어컨 실외기 전선에서 단락흔(끊어진 흔적)을 발견하고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2시께 울산시 북구의 한 아파트 9층 베란다에 있던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 났다.

이때에도 놀란 주민들이 밖으로 대피했으며, 주민 3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 옮겨졌다.

매년 여름철이면 잇따르는 에어컨 실외기 화재가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소방청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2014∼2016년)간 접수된 에어컨 화재 472건 중 299건(63.3%)이 실외기에서 발생했다.

실외기 화재 299건을 월별로 보면 153건(51.2%)이 7∼8월에 일어나 여름철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발화 요인이 확인 가능한 289건 중 194건(67.1%)은 실외기의 부적절한 설치 및 사용, 제품 노후화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외기에서 발생한 열이 빠져나가기 어려운 구조인 탓에 불이 나기도 하고 배선 꺾임, 전선 갈라짐, 모터 과부하 등도 화재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소방당국은 에어컨 가동이 크게 느는 혹서기에는 사용자 스스로 실외기를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에어컨 실외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외기를 벽체와 10㎝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하고, 전선은 이음부가 없는 단일 전선으로 하되 훼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실외기 바닥의 방진고무가 부식되거나 파손된 경우 즉시 교체하고, 팬이 작동하지 않거나 과도한 소음이 있을 때는 전문가의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

소방청 관계자는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용자가 관심을 두고 꼼꼼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에어컨 실외기에 쌓인 먼지에 불이 붙는 경우도 종종 있으므로 주위를 청결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ky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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