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 보고서…두테르테 "옥스퍼드대는 멍청이 학교" 비난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우호 여론을 조성하고 반대세력을 공격하는 사이버 댓글 부대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영국과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의 서맨사 브래드쇼·필립 하워드 연구진은 최근 소셜미디어 여론조작을 다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진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기간에 400∼500명의 사이버 부대를 만들어 자신을 지지·옹호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으며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두테르테 대통령이 사이버 부대 운영을 위해 지난해 20만 달러(약 2억2천만 원)를 쓴 것으로 추정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작년 5월 대선에서 취임 3∼6개월 내 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공약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승리했지만, 인권 경시와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관련 인력에 대가를 지불한 것을 인정했지만, 선거기간에만 그렇게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최근 국정연설 후 기자회견에서 "내가 20만 달러를 썼다는데 그보다 더 많다"며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나에 대한 공격을 방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 보고서를 내놓은 옥스퍼드대에 발끈, '멍청한 사람들을 위한 학교'라고 비난했다. 옥스퍼드대 대변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 발언에 대해 대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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