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8일 자위대 문건과 관련 거짓말 논란으로 사의를 표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나다 방위상이 스스로 감독책임을 지겠다고 사표를 제출해 수리했다"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이 당분간 방위상을 겸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NHK는 아베 총리가 다음달 3일 개각을 행할 방침이지만, 북한 정세에 대한 대응을 위해 지금까지 이나다 방위상과 함께 외교안보 분야 정책을 담당했던 기시다 외무상을 겸직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베 내각의 단골 '트러블 메이커'인 이나다 방위상은 그동안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퇴진하지 않았으나 결국 남수단에 평화유지활동(PKO)으로 파견된 자위대의 일일보고(일보) 문건 은폐 의혹 논란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는 당초에는 이 문건의 은폐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간부들로부터 은폐 관련 내용을 보고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야 모두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
극우 논객 출신으로 아베 총리 측근인 이나다 방위상은 그동안 여러 차례 문제 발언과 행동을 하며 아베 내각 지지율 하락의 '1등 공신'으로 불렸다.
작년 말 현직 방위상으로는 처음으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해 주변국들의 반발을 불렀고, 지난 3월에는 국유지 헐값 매각 의혹을 받은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가 거짓말인 게 들통나 사과했다.
제국주의 교육의 상징인 교육칙어(敎育勅語)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고, 지난달 도쿄도의회 선거 유세에서는 "자위대로서 부탁하고 싶다"며 지지를 호소해 자위대의 정치 독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2012년 2차 아베 내각 출범과 함께 행정개혁담당상으로 입각해 2014년 9월에는 자민당 정조회장에 기용됐고 작년 8월부터 방위성에 취임하는 등 출세 가도를 달렸지만 결국 낙마하게 됐다.
이나다 방위상은 이날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일보 문제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는 인식은 지금도 없다"고 부인했지만, 이날 발표된 방위성 감사 결과에서는 이나다 방위상의 책임을 시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방위성의 방위감찰본부는 이날 "(이나다 방위상이) 간부로부터 일보의 존재에 대해 무언가 발언이 있었을 가능성을 부정하지 못한다"며 "다만 서면에 의한 보고나 비공표를 인정한 사실은 없었다"는 내용의 감찰 결과를 발표했다.
교도통신은 이나다 방위상의 사임으로 아베 총리의 임명 책임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는 것은 확실한 일이라며 내각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아베 정권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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