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놓고 자존심 싸움…지방선거용 지적도
(예산·논산·공주=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충남 시·군이 출렁다리 설치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출렁다리가 건설되는 곳은 주로 농업용 저수지다.
일부 시·군은 자기 지역 출렁다리가 '전국 최장(最長)'이라고 자랑하며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장·군수들의 임기 말 치적 쌓기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충남도내 시·군에 따르면 예산군은 국내 최대 규모의 농업용 저수지인 예당호에 내년 말까지 출렁다리를 설치하기로 하고 지난 28일 기공식을 했다.
94억원이 투입될 예당호 출렁다리는 길이 402m로 건설된다.
최근 한국기록원으로부터 국내에서 가장 긴 현수교로 인정받은 청양군 청장호 출렁다리(207m)보다 두 배 가까이 긴 셈이다.
군은 이 다리가 완공되면 예산을 찾는 관광객이 1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논산시는 지역 명소인 탑정호에 내년 상반기부터 2019년 말까지 86억원을 들여 예당호보다 198m나 긴 600m 길이의 출렁다리를 설치할 계획이다. 출렁다리에는 야간조명도 설치된다.
시는 이 다리가 설치되고 탑정호 변을 따라 개설 중인 데크 둘레길 완공되면 탑정호가 충남 남부권 최고 관광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주시는 금학생태공원 내 아래 수원지에 내년 말까지 출렁다리를 설치하는 내용의 용역을 최근 발주했다.
시는 이 시설이 금학생태공원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부여군이 충화면 가화리 서동요 역사관광지 내 덕용저수지에 설치 중인 출렁다리(길이 175m)는 오는 10월 완공된다. 현재 공정률은 93%다. 서동요 역사관광지에는 덕용저수지를 따라 총연장 3.6㎞의 둘레길도 조성된다.
앞서 청양군이 2009년 칠갑산 천장호에 설치한 출렁다리는 지역 명물로 자리를 잡았다.
이석화 군수는 "천장호 출렁다리에는 주말마다 3천여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즐길 수 있도록 시설을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일선 시·군의 잇단 출렁다리 설치 추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현직 단체장의 치적 쌓기라는 것이다.
충남시민단체 관계자는 "단체장 임기 말에 출렁다리 설치 사업이 몰리는 것을 놓고 '선거용'이라는 뒷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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