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생 4명 '팜스킨' 창업, 내달 첫 제품 판매 돌입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스킨, 에센스, 마스크팩 등 흔히 화장품은 여성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매력에 푹 빠져 창업까지 한 '남자' 대학생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29일 건국대에 따르면 이 대학 동물생명공학과 곽태일(27), 김광일(28), 김준혁(26), 줄기세포재생공학과 정민기(21)씨는 올 3월 '팜스킨'이라는 회사를 세웠다.
이들은 지난해 산학협력단 주관으로 열린 'KU 사업화 모델 및 아이디어 발굴 공모전'에서 초유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을 제안해 우수상(연구부총장상)을 받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회사 대표를 맡게 된 곽씨는 "농림축산식품부 장학생으로 독일에 연수를 갔는데 몇몇 축산 농부들이 초유를 가공해 핸드크림처럼 바르는 모습을 봤다"며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손이 정말로 고와 초유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창업 배경을 소개했다.
시장 조사를 위해 국내 축산 농가 곳곳을 다니면서 영양분이 많은 초유가 버려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화장품 브랜드 창업에 더욱 열을 올렸다.
곽씨가 생각한 창업 콘셉트는 '피부가 마시는 초유 마스크팩'.
그는 초유 마스크팩 하나만을 생각하며 실험실에 틀어박혔다고 한다. 제품이 나오기까지 시행착오를 거듭했고, 이런 탓에 남들보다 창업까지 2∼3개월이나 더 걸렸다는 게 곽씨의 설명이다.
다행히 어려운 창업 과정에도 도움의 손길이 다가왔다. 이들의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충북산학융합본부가 지원 사격에 나섰고, 팜스킨은 설립 5개월 만에 얼굴에 붙이는 마스크팩 출시를 눈앞에 두게 됐다.
곽씨는 "누가 주는 화장품만 쓰다 마스크팩을 직접 개발하려니 어려웠다"면서 "화장품 성분 표시도, 광고 문구도, 하다못해 사업계획서도 매번 '0'에서 시작했다"고 그간 고충을 털어놨다.
이들은 다음 달 초유 마스크팩 2만장을 시작으로 실제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앞으로는 초유 성분을 담은 크림 등도 개발할 계획이다. 기회가 된다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 해외 매장에 도전하는 '원대한' 포부도 갖고 있다.
곽씨는 "4차 산업이 대두하면서 농업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어렵다"며 "초유 외에도 농장에서 버려지는 게 많은데 팜스킨을 계기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찾으며 농·축산업의 부가가치도 키워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정향 건국대 연구부총장은 "팜스킨의 성공을 계기로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마음껏 사업화하고 도전하는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며 "산학협력단 역시 우수한 사업 아이템의 특허 관련 비용, 시제품 제작비 등을 다각도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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