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도대체 가시연이 어디에 있어요?"
요즘 강원 강릉시 경포가시연습지를 찾은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가시연 발원지에서 가시연을 찾다가 한마디씩 하는 말이다.
정작 발원지라고 안내판까지 있는 곳에서는 가시연을 거의 볼 수 없다.
가시연 발원지에는 일반 연꽃만 가득하다.
1960년대 말까지 '경포호수의 상류에서 볼 수 있다'라고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가시연은 경포습지 복원사업 첫해인 2010년 1천800㎡의 최초 발원지에서 개화하기 시작, 습지 곳곳으로 확산했다.
시는 습지 복원과정에서 땅속에 살아 휴면 종자로 남아 있던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야생식물 2급인 가시연이 반세기 만에 자연 발아되자 안내판을 세우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가시연은 경포습지의 대표식물이 됐고 습지의 이름도 경포가시연습지가 됐다.
시는 가시연 방문자 센터를 만들고 상주 습지해설사도 운영한다.
그러나 가시연 발원지는 대부분 일반연이 차지해 가시연을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이름이 무색해졌다.
몇 해 전부터 일반연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처를 했지만 실패한 듯하다.
안내판을 보고 가시연을 찾던 관광객 이모(54.서울 강서구)씨는 "안내판에 있는 가시연이 발원지 어디 있는지 찾지를 못했다"라며 "발원지에 가시연이 없으면 어디로 가야 볼 수 있는지 안내판조차 없어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발원지에서 볼 수 없는 가시연은 인근의 경포천이나 경포 저류지에서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발원지와 다소 떨어져 있어 접근이 쉽지 않다.
발원지에는 어디로 가면 가시연을 볼 수 있다는 안내도 없다.
발원지뿐 아니라 경포가시연습지도 일반연이 급속히 확산하고 가시연은 외곽으로 밀리는 형세다.
강릉시는 가시연이 다시 발견된 것은 진정한 의미의 습지복원이라며 많은 관심을 기울였지만 가시연습지는 일반연의 급속한 확산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습지방문자센터의 한 관계자는 "가시연은 잎이 물 표면에 붙어 자라는 특성 때문에 일반연의 큰 잎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라며 "가시연을 보려면 경포천이나 경포 저류지로 가면 볼 수 있다"라고 안내했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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