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지난 STX조선 법정관리도 졸업 "아직 배고프다"

입력 2017-07-29 10:00  

구조조정 지난 STX조선 법정관리도 졸업 "아직 배고프다"

수주 소식 들리나 일감 바닥 위기 여전…"순환휴직 확대, 자력생존 나서야"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STX조선해양 직원들에게는 1년전 이맘때가 한여름 무더위만큼 고통스런 때였다.






지난해 한영회계법인은 경영난으로 기업 회생 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해양이 인건비를 50% 이상 줄이는 등 고정비를 대폭 내리고 비핵심자산을 전부 매각해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보고서를 법원에 냈다.

직원들이 여름휴가를 마친 지난해 7월말부터 인력감축, 자산매각을 통한 살아남기 몸부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가기 전 2천500여명(2015년 12월 기준)에 달했던 이 회사 직원은 현재 1천430명으로 줄었다.

연봉직(관리·사무직), 일반직(현장직) 사원 1천여명이 희망퇴직 형태로 회사를 떠났다.

남은 직원들 월급봉투는 더욱 얇아졌다.

지난해 7월부터 상여금·여름휴가비, 명절 상여금을 비롯해 각종 복지제도를 중단하는 방법으로 직원 임금 30% 씩을 삭감했다.

인력감축과 동시에 자산매각을 진행했다.

창원시 진해구 남양동 사원아파트(1차), 2009년에 인수한 해외 조선소인 STX프랑스, 블록 제작 자회사인 고성조선해양을 팔아 빚을 갚았다.

창원시내 R&D센터, 사원아파트 2차, 진해조선소 주변 공장부지는 여전히 매각 리스트에 올라있다.






고통스런 구조조정 1년여만에 부실기업으로 낙인 찍인 이 회사에 희망적인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다.

서울회생법원은 STX조선해양이 변제금을 제대로 갚는 등 회생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판단해 회생 절차를 지난 2일 종결했다.

법원 관리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해진 것이다.

오랫동안 끊겼던 수주 소식도 들리기 시작했다.

STX조선해양은 최근 국내 선사로부터 소형 탱커 건조 계약을 따낸데 이어 지난 21일 외국 해운사와 탱커 4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외국 선사와 수주 계약을 한 것은 2015년 11월 이후 20개월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회사 미래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구조조정 터널은 어느 정도 벗어났지만 지난해 선박을 1척도 수주하지 못한 탓에 곧 일감이 바닥날 위기에 처했다.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연간 건조능력은 30∼35척 정도다.

그러나 현재 건조중인 선박은 지난해 이전에 수주한 13척에 불과하다.

올 하반기부터 건조 선박을 순차적으로 완성해 인도하면 내년 1월 무렵 야드가 비게 된다.

올해 수주한 선박은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물량 부족 사태를 겪을 수밖에 없다.

사측은 순환휴직 확대 등의 방법으로 건조물량 공백을 극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윤근 대표는 지난 20일 협력사를 포함한 전 직원에게 담화문을 보냈다.

장 대표는 "수익성과 생산성을 확보할 때 경영 정상화가 가능해진다"며 "자력생존이 가능하도록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모으자"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sea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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