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에 원전 많아 도매요금 가장 저렴…소매요금엔 반영 안돼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전국 17개 시·도별 전기 도매요금(정산단가) 차이가 최대 두 배까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의 전기 도매요금은 ㎾h당 131.61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싼 경북 70.57원/㎾h의 두 배 가량이었다.
전기 도매요금은 한국전력이 발전소로부터 전기를 사들이는 가격을 말한다. 한국전력은 발전소가 사용한 연료비에 고정비 등 여러 제반 비용을 더한 금액을 지급한다.
경북의 도매요금이 이처럼 낮은 것은 이 지역에 연료비가 가장 저렴한 원자력 발전소가 밀집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경북의 원자력 발전량은 6천857GWh로 경북 총 발전량의 93%를 차지했다.
반면 전국에서 도매요금이 가장 비싼 제주의 경우 원자력이나 석탄화력처럼 정산단가가 낮은 발전원이 없어 요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육지와 송전선로로 이어져 있는 제주는 제한된 용량 이상의 수요가 발생하면 현지 발전소가 필요한 부분을 충당해야 한다. 그런데 제주는 정산단가가 높은 발전원인 유류(전체 51%)나 신재생(21%)의 비중이 높다.
다만 이 같은 지역별 전기 도매요금 차는 소매 전기요금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전력 도매요금은 유가 하락 등으로 2012년 ㎾h당 평균 93.28원에서 2016년 80.43원까지 하향 곡선을 그렸으나, 소매가격은 반대로 같은 기간 ㎾h당 99.10원에서 111.23원까지 올랐다.
업계에서는 한국전력이 2015년 11조원, 2016년 12조원대에 달하는 막대한 영업이익을 낸 것은 결국 이 같은 전기 도매가격과 소매가격 격차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별 전기료를 차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17일 인사청문회 답변자료를 통해 "전력 도매요금과 소매요금 체계 개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력 분야 이슈는 원전과 석탄으로 생산되던 전기가 액화천연가스(LNG)나 신재생 생산체제로 전환될 경우 비용이 얼마나 상승하느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전력 밸류 체인 내의 모든 비용을 제대로 반영한 전기 도·소매 요금 체계 개편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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