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6년 1천억달러 안팎 수준에서 급감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지난 2년간 불어닥쳤던 글로벌 반도체시장의 인수합병(M&A) 열풍이 올들어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정보기술(IT)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세계 반도체업계에서 이뤄진 M&A는 12건으로, 액수로는 약 14억달러(약 1조5천700억원) 규모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46억달러)와 비교했을 때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며, 2015년 상반기(726억달러)에 비해서는 5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수치다.
반도체업계 M&A 규모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연평균 126억달러 수준에 그쳤으나 2015년 1천73억달러, 2016년 996억달러에 달하면서 2년간 무서운 속도로 늘어났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미국 퀄컴이 네덜란드 자동차용 반도체기업 NXP를 390억달러(45조원)에 인수했고, 앞서 2015년에는 싱가포르의 아바고가 미국 브로드컴을 370억달러(약 43조)에 사들였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진행된 M&A 열풍으로 인해 인수할만한 우량기업이 거의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올들어서는 초대형 계약이 단 한 건도 없었다.
올들어 반도체업계에서 가장 큰 M&A는 지난 3월 맥스리니어의 엑사 인수건으로, 총액이 6억8천700만달러(약 7천억원)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10억달러가 넘는 M&A가 7건이나 있었고 이 가운데 3건은 100억달러 이상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IC인사이츠의 통계는 반도체업체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IT 업계 전체의 흐름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소규모 M&A는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그러나 2015년과 작년보다는 주춤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언제든 M&A 전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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