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강도 제재 시도·北 추가도발 카드 만지며 '강대강' 대치 예상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28일 한밤중에 이뤄진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정세는 급격히 얼어붙을 전망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이번 발사는 지난 4일 발사한 ICBM급 화성-14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고강도 제재 추진으로 대응하는 상황에서 나온 과감하고 노골적인 도발이었다. 정전협정 체결 64주년(27일)을 즈음해 정전체제의 불안정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의 실전 배치를 향해 멈춤 없는 질주를 할 뜻을 재확인한 격으로도 볼 수 있다.
또 미중간의 신경전 와중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대북 제재 논의가 장기화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전략적 빈 틈'을 노린 측면도 엿보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반도 정세는 당분간 북한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강대강의 대치 속에 '위기의 8월'을 맞이할 전망이다.
북핵·미사일이 미 본토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한 걸음 더 다가온 상황에서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원유수출 차단, 북한의 노동자 해외 송출 차단 등을 담은 고강도 제재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내달 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계기에 대북 고립·압박 외교의 고삐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북한은 이를 빌미 삼아 추가 미사일 시험 발사 또는 핵실험으로 내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8월 하순 진행될 연례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전후해 한반도의 긴장 지수는 급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무력 시위 차원에서 미군이 한반도에 전략무기를 적극 전개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멈출 가능성을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선 유엔 안보리를 중심으로 전개될 미중간 제재 논의는 북핵 프로세스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북한의 원유 수입 봉쇄 등 전방위 대북 제재안을 담은 패키지법이 미국 의회를 통과한 가운데, 미국은 안보리에서 중국이 고강도 대북 제재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대북 석유 수출 기업 등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제3자 제재)의 칼을 뽑아들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중국 압박을 통해 북한을 더욱 조이는 수준의 고강도 안보리 제재 결의가 도출될 경우 국제사회는 제재를 통한 해법의 최후 승부수를 던져보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러시아 사이의 전략적 경쟁 구도 속에 대북 제재 논의가 공전을 거듭할 경우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 또는 군사적 옵션이라는 극단적인 양 갈래의 새로운 모색 앞에 서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지금은 결국 북한이 한계점까지 감으로써 미국이 북핵 해결을 위해 승부수를 던지느냐가 관건인 시점"이라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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