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지역 언론 "김현수, 후보로 잔여 시즌 보낼 것"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박찬호(44·은퇴)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인 빅리거로 김현수(29)를 영입했다.
필라델피아는 29일(한국시간) 올 시즌 6승 5패, 평균자책점 4.73을 올린 우완 선발 투수 제러미 헬릭슨을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보내고 김현수, 왼손 유망주 개럿 클레빈저를 받고 국제 아마추어 선수 계약권도 얻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볼티모어는 포지션 중첩으로 주전에서 밀려난 김현수는 내주고 통산 67승을 거둔 선발 자원 헬릭슨을 데려와 붕괴한 선발 투수진을 강화했다.
1883년 창단한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1980년, 2008년 두 차례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구단이다.
2007년부터 5년 내리 내셔널리그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강팀이었으나 이후 주축 투수를 내다 팔면서 리그 동부지구 최하위로 처졌다.
올해에도 36승 64패에 그쳐 지구 꼴찌를 사실상 예약했다. 승률 5할을 밑돈 2013년 이래 5년째 리빌딩 중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2009년 필라델피아에서 주로 불펜 투수로 뛰었다. 선발 7경기를 포함한 45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4.43을 남겼다.
그해 뉴욕 양키스에 패한 월드시리즈에서 박찬호는 4경기에 등판해 3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던졌다. 박찬호의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시리즈 출전이었다.
필라델피아는 올해 팀 평균자책점(4.61)은 리그 중위권이나 타율(0.248)이 리그 하위권인 탓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2년간 계약한 볼티모어에서 플래툰시스템(좌·우 선발 투수 유형에 따라 우·좌타자를 번갈아 기용하는 전술)에 묶여 이렇다 할 붙박이 주전 기회를 잡지 못한 김현수는 필라델피아에서도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간지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김현수가 잔여 시즌을 에런 올테어, 오두벨 에레라, 닉 윌리엄스 세 외야수를 받치는 벤치 멤버로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 자원은 헬릭슨을 보내고 받은 왼손 기대주 클레빈저이며 김현수는 '보험용' 성격에 가깝다는 평가다.
맷 클렌택 필라델피아 단장은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와의 인터뷰에서 탈삼진 능력이 좋고 시속 150㎞대 빠른 볼을 던지는 클레빈저의 어깨를 탐냈다면서 육성 파트에서 그를 잘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좌익수 윌리엄스(24), 우익수 올테어(26), 중견수 에레라(26) 모두 20대 중반의 한창인 선수들로 김현수보다 젊고 올 시즌 성적도 좋다.
경기 대부분에 주전으로 출전한 에레라가 타율 0.271에 홈런 9개, 올테어는 타율 0.294에 팀내 최다인 홈런 16방을 쳤다.
나중에 가세한 윌리엄스도 타율 0.306에 홈런 4방으로 만만치 않은 타격 솜씨를 보였다.
김현수는 이들보다 경험에서 앞서나 많이 출전하지 못해 성적에서 밀리는 탓에 선발보다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필라델피아가 베테랑 멀티 플레이어 하위 켄드릭(34)을 워싱턴 내셔널스로 이날 보내는 등 젊은 선수 위주로 계속 팀을 재편 중이어서 김현수도 이 팀에 계속 머물기보다는 시즌 후 새 팀을 찾아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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