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보도…러, 美의회 추가 대러 제재 추진에 맞제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의 대러 추가 제재 추진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러시아가 취한 맞제재로 러시아 주재 미국 공관 직원 200∼300명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미국 하원과 상원이 대러 추가 제재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미국이 오만하게 다른 나라의 입장과 이익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자국 주재 미국 공관 직원 축소, 미국 외교 자산 압류 등의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
외무부는 "미국 측에 오는 9월 1일까지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과 상트페테르부르크·예카테린부르크·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서 일하는 외교관 및 기술 요원 수를 미국에 주재하는 러시아 외교관 및 기술요원 수와 정확히 맞출 것을 제안한다"면서 "이는 러시아 내 미국 외교 공관 직원 수가 455명으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형식상 제안이지만 사실상 미국 외교관에 대한 추방 명령이었다.
소식통은 "현재 러시아 내 미국 외교 공관에는 약 600∼7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면서 "공관 직원 축소 조치는 몹시 아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러시아 하원 의원 세르게이 젤레즈냑은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 공관 직원 700명 이상이 감축 대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하원은 앞서 25일 북한·이란·러시아에 대한 제재 법안을 일괄 처리하면서 대러 추가 제재를 승인했고, 27일에는 미 상원이 해당 법안을 가결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응징하기 위해 취했던 기존 대러 제재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대러 추가 제재안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 지원 등 기존 사건에 더해 지난해 '미국 대선개입 해킹'사건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추가했다. 주로 러시아 에너지 기업의 미국 및 유럽 내 석유·가스 프로젝트를 겨냥했다.
상·하원을 통과한 북한·이란·러시아 일괄 제재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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