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보도…러, 美의회 추가 대러 제재 추진에 맞제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의 대러 추가 제재 추진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러시아가 취한 맞제재로 러시아 주재 미국 공관 직원 700명 이상이 감원될 것이라고 러시아 현지 언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관영 TV 방송 '로시야-1'은 이날 "축소되는 미 공관 인원이 745명에 이른다"면서 "미국인은 본국으로 돌아가고 러시아인 직원은 해고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도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700명 이상의 직원이 미국 대사관을 떠날 것이라고 소개했다.
직원 가족들까지 합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는 미국인뿐 아니라 미국 외교 공관에 근무하는 러시아 현지 직원까지 포함한 수치로 보인다.
앞서 전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미국인 200∼300명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전날 미국 하원과 상원이 대러 추가 제재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미국이 오만하게 다른 나라의 입장과 이익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자국 주재 미국 공관 직원 축소, 미국 외교 자산 압류 등의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
외무부는 "미국 측에 오는 9월 1일까지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과 상트페테르부르크·예카테린부르크·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서 일하는 외교관 및 기술 요원 수를 미국에 주재하는 러시아 외교관 및 기술요원 수와 정확히 맞출 것을 제안한다"면서 "이는 러시아 내 미국 외교 공관 직원 수가 455명으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형식상 제안이지만 사실상 미국 외교관에 대한 추방 명령이었다.
미국 하원은 앞서 25일 북한·이란·러시아에 대한 제재 법안을 일괄 처리하면서 대러 추가 제재를 승인했고, 27일에는 미 상원이 해당 법안을 가결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응징하기 위해 취했던 기존 대러 제재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대러 추가 제재안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 지원 등 기존 사건에 더해 지난해 '미국 대선개입 해킹'사건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추가했다. 주로 러시아 에너지 기업의 미국 및 유럽 내 석유·가스 프로젝트를 겨냥했다.
상·하원을 통과한 북한·이란·러시아 일괄 제재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을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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