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의원들 바보같고 허송세월…영리하게 처신하라"
"트럼프케어 입법 안되면 보험회사 구제금융 끊길 것" 협박도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상원 의회에서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제도 폐지를 연일 촉구하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집권 여당인 공화당에 압박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그것도 이날만 무려 7개의 트윗을 올려 필리버스터를 없애라고 요구했다.
의회 내 소수 의견 때문에 자신의 중요한 정책들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이런 현상은 결국 공화당을 몰락하게 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특히 최대 역점 과제인 건강보험 제도 개정이 상원에서 최근 세 차례 시도 끝에 무산된 탓을 필리버스터 제도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60표 (찬성)투표를 지금 없애야 한다"면서 "이것은 공화당을 죽이고, 8명의 민주당 의원들에 나라가 휘둘리도록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0개의 법안이 상원에서 잠자고 있다. 어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시대에 매우 뒤떨어진 제도는 사라져야 한다"면서 "예산조정제도는 상원에서 공화당을 죽이고 있다. 미치 매코널(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은 지금 51표 (찬성)투표로 가서 이겨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지금 51표 과반 (찬성)투표로 가지 않으면 절대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공화당 의원들은 바보같이 보이고 그저 허송세월하고 있다"고 원색적 비난을 하기도 했다.
이어 "'케이트법'(불법이민자 처벌 강화법)과 완전한 건강보험법 등 많은 위대한 공화당 법안들이 결코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며 "영리하게 처신하라"고 공화당 의원들을 다그쳤다.
아울러 "만약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기회가 있었다면, 처음부터 51표 찬성으로 (제도를) 전환했을 것"이라며 "그들은 공화당 의원들을 비웃고 있다. 바꿔라"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행 건강보험법(일명 오바마 케어)을 폐기하고 대체하려고 7년간 논의한 뒤에도, 위대한 우리 국민은 붕괴하는 오바마 케어를 여전히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그는 "새로운 건보법이 빨리 의회에서 승인되지 않으면, 보험회사에 대한 긴급구제 금융과 의원들을 위한 구제금융이 곧 끊길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폭풍 트윗'은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를 끝내려면 전체 100명 가운데 60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현재 52석인 공화당 단독으로는 필리버스터를 저지할 수 없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이번에 공화당의 건강보험법(일명 트럼프 케어)은 무산됐지만, 아직 주요 쟁점 법안과 예산안이 산적한 만큼 하루속히 필리버스터 제도를 폐지해 모든 의안을 단순 과반으로 처리하자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다.
다만 이번 트럼프 케어 무산은 필리버스터 제도와는 상관이 없는 만큼 이 같은 주장은 다소 뜬금없다는 반응이다.
첫 트럼프 케어 시도는 당론 도출에 실패하면서 표결조차 하지 못한 채 무산됐고, 오바마 케어 폐기안만 처리하려 했던 두 번째와 세 번째 시도는 필리버스터 없이 정상적으로 표결이 이뤄졌는데도 과반을 채우지 못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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