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쇄빙선 'MSV 노르디카' 24일만에 통과…급속한 해빙용해 탓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핀란드의 한 쇄빙선이 북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북극 북서항로를 최단시간에 통과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해빙이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북극권 북서항로의 개통이 현실로 다가왔다.
AP통신에 따르면 핀란드 쇄빙선 MSV 노르디카는 지난 5일 연구원과 기자들을 태우고 캐나다 밴쿠버를 출발해 29일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에 도착했다.
이는 북서항로를 24일 만에 통과한 것으로 지난 2008년 같은 항로를 25일 동안 항해한 캐나다 수산해양부의 기록을 하루 앞당긴 것이다.
캐나다 해양경비선 루이스 L. 세인트로랑 호는 2008년 7월 5일 캐나다 뉴파운드랜드의 세인트존스 항구를 떠나 같은 달 30일 북극 보퍼트 해에 도착한 바 있다.
MSV 노르디카 호는 지구온난화에 따라 북극해 빙하가 빠르게 소멸하면서 이 바닷길을 이전보다 빠르게 통과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얼어붙어 선박 통과가 어려웠던 이 항로는 지금과 같은 온난화 추세가 이어지면 오는 2050년 여름께에는 얼음이 대부분 녹아 항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북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할 수 있는 이 항로는 유럽과 아시아 간 항해 거리를 3분의 1이나 단축할 수 있다.
이에 항로 일대의 영유권 및 유지관리 문제를 둘러싸고 인근 캐나다와 미국이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북극권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북극권의 광산과 원유, 천연가스 개발을 두고 이해국가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쇄빙선에 탑승했던 AP통신 기자는 항해 도중 바닷새와 바다표범, 고래, 심지어 희귀한 북극곰도 목격했다며 "이런 동물들은 그들의 삶의 터전인 해빙이 매년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들은 북극 생태계가 직면한 위협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북서항로는 영국이 지난 1846년 북극 항로 개척을 목적으로 존 프랭클린 경을 선장으로 '프랭클린함'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프랜클린함은 1848년 선장과 선원을 포함해 129명 전원이 선체와 함께 사라져 세계 최대 해난 미스터리로 여겨졌으나 지난 2014년과 지난해 선박의 잔해가 발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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