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큰 손' 중국인 관광객 41% 감소 탓
"글로벌 외국인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악몽 재현"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 올해 상반기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공백 탓에 출국한 우리나라 국민이 방한 외국인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은 675만2천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810만9천847명)에 비해 16.7% 줄어들었다.
이 기간 출국한 우리나라 국민이 1천262만762명인 점을 고려하면 출국 한국인이 입국한 외국인의 약 1.9배에 달하는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의 악몽이 거의 재현되고 있다. 당시 내국인 출국자(1천332만명)는 외국인 입국자(645만명)의 2배를 넘어섰다.
이처럼 국내 관광시장이 침체에 빠진 것은 '큰 손' 역할을 했던 유커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381만6천756명에서 225만2천915명으로 41.0% 축소됐다.
특히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 따른 경제보복으로 방한 단체관광상품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한 3월부터 6월까지만 놓고 보면 하락폭은 더욱 커진다. 274만8천367명에서 109만6천882명으로 무려 60% 줄었다.
한국을 찾은 유커는 3월 40.0%, 4월 66.6%, 5월 64.1%, 6월 66,4% 등으로 감소했다.
반면 우리나라를 방문한 대만인은 39만5천465명에서 45만795명으로 14% 늘어나면서 전체 방한 외국인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다. 대만은 국내 관광시장에서 작년 상반기 4위에서 올해 미국을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일본인 관광객도 103만9천915명에서 110만7천284명으로 6.48% 늘어났다.
홍콩 관광객도 31만2천933명에서 32만9천735명으로 5.37%, 태국인 관광객은 24만8천397명에서 25만8천646명으로 4.13% 각각 신장했다.
미국인 관광객은 42만5천367명에서 42만8천208명으로 0.67% 증가했다.
월별 방한 외국인 감소율이 3월 11.2%, 4월 26.8%, 5월 34.5%, 6월 36% 등으로 계속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관광업계가 L자형 장기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L자형 침체는 경기가 알파벳 'L'자처럼 급격하게 하락해 불황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관광공사는 올해 연말까지 중국의 보복에다 북한 핵위협 등 복합적인 위기가 이어질 경우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작년의 1천724만1천823명보다 최대 469만명(27.2%)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은 전년(1천323만1천651명)보다 무려 30.3%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chun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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