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기업, 남녀 구분 않는 '中性 호칭' 사용 늘어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앞으로 유럽에서는 '신사 숙녀 여러분' 또는 '디어 써(Dear Sir)'· '디어 마담(Dear Madame)'이라고 부르는 것을 듣거나 쓰인 것을 보기가 점점 드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과 여성을 뚜렷이 구분해 지칭하는 말 대신에 중성(中性)적 표현을 쓰기로 하는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 시 당국은 지난 26일 앞으로 남녀의 성을 구분하지 않고 '중성적 표현'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암스테르담 시 당국은 앞으로 연설에서 '신사 숙녀 여러분(Ladies and gentlemen)'이라고 지칭하거나, 문서에서 '디어 써(Dear Sir)' 또는 '디어 마담(Dear Madame)'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에 연설에서는 '참석자 여러분( Best attendees)'이라고 지칭하고, 문서에서는 '디어 레지던트(Dear resident·주민께)'라고 적기로 했다.
암스테르담 시 당국에 이어 네덜란드 철도회사인 NS도 '중성적 호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NS는 오는 12월 10일부터 '신사 숙녀 여러분 (Ladies and gentlemen)' 대신에 '여행자 여러분(Best travelers)' 이란 표현을 쓰기로 한 것이다.
NS는 모든 철도역의 방송에서 사용하는 표현도 바꾸기로 하는 한편, 네덜란드의 철도네트워크의 다른 회사들과도 이런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다만 NS 측은 '신사 숙녀 여러분'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게 아니라면서 "모든 여행자가 우리에겐 소중하다"며 기차와 역에 있는 모든 사람이 편하게 느끼기를 바라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런던 지하철도 안내방송에서 '신사 숙녀 여러분(Ladies and gentlemen)'이라는 호칭을 없애고 '여러분 안녕하세요(Hello everyone)'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처럼 유럽의 공공기관과 일반기업들이 남녀를 명시적으로 나타내는 표현 사용을 피하는 것은 유럽에선 '성전환자'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등 성 소수자가 증가하면서 매사에 남녀를 구분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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