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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동남아시아 바다에서 해적이 기승을 부리자 남획으로 절멸 위기에 놓였던 상어들이 숨통이 트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빚어졌다.
31일 말레이시아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보르네오 섬 북부 말레이시아령 사바 주(州)의 작년도 상어와 가오리 포획량은 1천788t으로 2012년(3천431t)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기간 상어 포획량은 1천374t에서 562t으로 59.1%, 가오리 포획량은 2천56t에서 1천225t으로 40.4% 줄었다.
필리핀 남부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단체 아부사야프의 해적 행위가 갈수록 빈번해지면서 조업이 위축된 탓이다.
사바 주와 필리핀 사이의 내해(內海)인 술루해는 필리핀 무장단체의 선원 납치 행위로 악명이 높다.
이 해역에선 작년 한 해 동안만 27명의 선원과 승객이 납치됐으며, 아부사야프는 납치한 인질 한 명 당 1억원에서 수억원의 몸값을 뜯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영국 런던에 있는 국제해사국(IMB)은 올해 초 선주들에게 술루해를 경유하는 항로를 피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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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가 잇따르자 말레이시아 정부는 2013년 초 사바주 동부 해안 전역을 안전구역(ESSZONE)으로 지정하고 야간 출항금지를 시행해 왔다.
로렌스 키솔 주니어 사바주 해양자원관리국 부장은 "출항금지 등의 조치에 더해 외국인 선원들도 사바주 연근해에서의 조업을 꺼리면서 어선 수 자체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상어 지느러미(샥스핀)는 중국에서 고급 식재료로 간주된다.
동남아시아의 상어잡이 어선들은 상어를 잡은 뒤 지느러미만 자르고 물에 빠뜨려 익사시키는 행태로 비난을 받아 왔다.
국제적 논란이 일자 중국 정부는 2013년 공식 연회에서 샥스핀 요리를 금지했지만, 동남아 일대에선 여전히 무시 못 할 수의 상어가 낚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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