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로 작년보다 쓰레기 배출량 3분의 1로 줄어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31일 오전 4시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에는 피서객들이 밤새워 먹고 버린 술병 등 각종 쓰레기로 가득했다.
수백 명의 젊은 피서객이 술에 취해 음악에 몸을 맡긴 채 흐느적거리거나 삼삼오오가 모여 술판이 벌어졌다.
전날 경포 해수욕장에는 43만5천 명의 피서객이 찾았다.
지난 7일 해수욕장 개장 이후 가장 많았다.
이날은 주말과 휴일이면 계속 내리던 비도 그치고 무더워 해수욕하기 좋은 날씨였다.
휴일 밤 11시 찾은 경포해수욕장 중앙통로 부근은 발 디딜 틈도 없이 피서객으로 가득했다.
백사장을 찾는 피서객마다 술, 과자, 음식 등 먹을 것을 양손 가득 들었다.
이렇게 삼삼오오 모여 술과 음식 등을 먹고 마시며 열정의 밤을 보냈다.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함께 모여 춤을 추는 사람들도 많았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 무더위를 식히기에 좋은 밤이었지만 젊은 피서객들의 열정까지 식히기에는 부족했다.
31일 새벽 4시 다시 찾은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에는 아직도 많은 피서객이 먹고 마시고를 계속하고 있었다.
흐트러진 모습이 훨씬 많았을 뿐이다.
일부는 취해 백사장에 누워 잠을 잤다.
또 다른 피서객들은 시끄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젊음의 열정을 불살랐다.
그들 옆에는 밤새워 먹고 버린 술병 등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피서객이 떠난 자리에는 페트병이 거꾸로 처박혀 있다.
깔고 앉았던 돗자리도 버려진 쓰레기와 함께 널브러져 있다.
작년보다 버려진 쓰레기가 많아 보이진 않았다.
그러나 나뒹구는 쓰레기는 여전했다.
젊음의 열정은 끝날 줄 모르고 계속됐지만 4시께 청소하는 청소근로자가 대거 투입되면서 서서히 정리됐다.
야광 조끼를 입은 청소근로자 60명이 남아 있는 피서객 사이를 다니며 온갖 버려진 양심을 수거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피서객이 하나둘 떠나고 백사장은 다시 깨끗한 모습을 했다.
이날 아침 경포해수욕장에서는 일반 쓰레기 2t, 재활용 쓰레기 1t 등 모두 3t의 쓰레기가 배출됐다.
전날보다 0.5t 줄었다.
작년 피서 기간 경포해수욕장에는 150t의 쓰레기가 배출됐다.
강릉시 관계자는 "개장 이후 주말과 휴일마다 계속된 궂은 날씨 등으로 작년보다 3분의 1로 쓰레기가 줄었다"라며 "놀고 난 뒤 쓰레기를 백사장에 묻지 말고 되가져가거나 인근의 쓰레기통에 버리면 작업이 한결 수월해진다"라고 말했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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