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법 "'보이스피싱' 심각한 사회문제…역할 가볍지 않다"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에서 사기 행각을 벌인 전화금융사기단(보이스피싱) 행동책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 황미정 판사는 보이스피싱 주범 지시를 받고 가정집에 몰래 들어가 냉장고 등에 숨겨둔 현금을 꺼내 간 혐의(절도 및 주거침입)로 기소된 중국인 왕모(34)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황 판사는 "이른바 보이스피싱 범죄는 다수의 시민에게 피해를 주고도 처벌이 어려워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이에 가담한 피고인의 역할이 절대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왕씨는 지난 3월 20일 오전 서귀포시에 사는 김모(73) 할머니가 보이스피싱에 속아 은행에서 인출한 뒤 집 세탁기에 숨겨둔 현금 3천만원을 들고 가 일부 수수료만 갖고 보이스피싱 조직에 송금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날 오후에도 보이스피싱에 속은 또 다른 김모(76) 할머니가 냉장고에 놔둔 현금 3천만원을 훔친 뒤 주범에게 돈을 보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보이스피싱사기단은 수사기관을 사칭하며 '누군가 새마을금고 계좌에 있는 돈을 인출하려고 하니 집에 보관하라'고 노인들을 속였다.
이후 다시 전화를 걸어 '은행에 새로운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고 말해 집을 비우게 한 사이 왕씨에게 돈을 가져오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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