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물 폭탄' 떨어졌다하면 충북…폭우원인 살펴보니

입력 2017-07-31 16:05  

올여름 '물 폭탄' 떨어졌다하면 충북…폭우원인 살펴보니

"상공에 북태평양 고기압 머물고, 산지 많아 비구름대 발달한 듯"

7월 청주 강수량 785㎜, 30년 평균치의 2.8배 달해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은 비가 썩 많이 내리는 지역이 아니다.

도청 소재지인 청주(淸州)의 경우 한자 풀이 그대로 '맑은 고을'로 불리는데 30년치를 평균 낸 청주의 7월 강수량은 282.5㎜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치 301.1㎜보다는 6.2% 적은 수준이고 서울(394㎜)보다는 무려 28.3%나 적다

그러나 올해 여름에는 이변이 일어났다.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물난리'가 충북에 집중됐다.

청주의 이달 강수량은 785.2㎜로, 30년 평균치의 2.8배나 된다.

기상청이 제공하는 '지역별 상세관측자료'(AWS)에 따르면 지난 16일 청주에는 22년 만의 최고치인 290.2㎜의 '물폭탄'이 떨어졌고, 증평(225㎜), 괴산(173㎜), 진천(149.5㎜)에도 장대비가 쏟아졌다.

지난 24일에는 청주 상당 98.5㎜, 제천 백운 75㎜, 괴산 청천 65.5㎜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나흘 뒤인 28일에는 청주 81㎜, 괴산 청천 100㎜의 큰 비가 내렸다.

31일에도 오후 2시 현재 청주 상당 68㎜, 괴산 청천 71㎜, 충주 86.8㎜, 괴산 송계 67㎜를 기록했다. 음성군청이 운영하는 관측장비에 기록된 강수량은 삼성·생극 각 156㎜, 153㎜였다.

충북이 연달아 물폭탄을 맞은 것은 묘하게도 강수 현상의 여러 조건이 이 지역에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충북 지역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걸쳐 있었다. 여기에 한반도 북동쪽의 차고 건조한 성질의 고기압이 부딪혔다.

두 기압대가 만나면서 충북 상공으로 좁은 띠 모양의 비구름대가 유입되기 시작했고, 서해 쪽의 수증기가 시계 방향으로 도는 북태평양 고기압을 따라 충북에 무한 공급됐다.

태백산맥의 오대산에서 갈라져 충북·충남으로 뻗은 차령산맥도 강수량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서해안에서 유입된 수증기를 잔뜩 품은 비구름대가 산맥을 넘으면서 더욱 강하게 발달하면서 충북에 물난리가 난 것이다.

지난 24일과 28일에는 16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장마전선의 영향 탓에 많은 비가 왔다.

남하하는 장마전선 때문인데, 차령산맥 탓에 비구름대가 발달하면서 충북 지역에 유난히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진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31일에는 소멸한 9호 태풍 넷사와 북태평양 고기압, 한반도 상층의 찬 공기층이라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충북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다.

중국 남쪽 해안에서 소멸한 넷사는 이 부근 해안에 많은 수증기를 풀어놨고 그 수증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을 따라 충북으로 이동했다.

이 수증기가 대기 상층의 찬 공기층과 만나 응결됐고, 충북에 물폭탄이 다시 떨어졌다.

이처럼 충북에 연일 폭우가 쏟아진 데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고기압이 왜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는지, 그 가장자리가 계속 충북에 걸쳐져 있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륙의 중심부인 충북에는 크고 작은 산이 많다 보니 비구름대가 발달할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이달처럼 강수의 여러 조건이 딱 맞아떨어진 이유를 과학적으로 풀어갈 만한 방법은 마땅하지 않다"고 말했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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