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북핵, 장거리 미사일 문제를 계기로 긴장이 높아지면서 지구촌 핵무기 실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을 계기로 전 세계에 산재한 핵무기의 실태, 위험성을 점검하는 기사를 30일(현지시간) 실었다.
군축문제 연구기관 무기통제협회(ACA)에 따르면 현재 핵보유국들이 가진 핵탄두 수는 약 1만5천 개로, 이 중 1만개는 실전 배치돼있다.
핵무기 군축조약인 유엔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은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을 유일한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핵보유국엔 핵 군축을, 비핵국가엔 핵 개발 금지를 의무로 부과하고 있다.
이중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핵무기 수는 전체의 88%로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한다. 폐기 핵무기까지 포함하면 비율은 93%에 달한다.
반면 NPT가 인정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핵을 가진 국가로는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이 있다.
이들 국가는 현재 핵탄두 340개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북한이 10∼20개를 제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공인, 비공인으로 비축된 핵무기가 실제로 사용됐을 때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는 별도의 의문도 뒤따르고 있다.
텔레그래프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 핵무기의 합산 위력은 총 6천600 메가톤(TNT 100만t)에 달한다.
이는 지구가 1분간 흡수하는 전체 태양에너지의 10분의 1에 맞먹는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스티븐스 인스티튜트 테크놀로지'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누크맵'(NUKEMAP)에 따르면 미국이 보유한 핵폭탄 중 가장 큰 B-83을 폭파할 경우 첫 24시간 내 140만 명이 사망하고, 370만 명이 부상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3도 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열 복사피해반경도 13㎞에 이른다.
또 인류가 만든 가장 강력한 핵무기라는 별칭을 가진 수소폭탄 '차르 봄바'(Tsar Bomba)를 미국 뉴욕에 투하하면 약 760만 명이 즉사하고, 420만 명 이상이 추가로 다칠 수 있다는 결과도 도출된다.
특히 핵폭발에 따른 방사능 낙진은 시속 24㎞의 속도로 인근 7천880㎞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소련이 지난 1961년 소련 북극해 군도 노바야제믈랴 제도에서 처음 실험했던 이 폭탄의 위력은 TNT 5천800만t에 달한다.
텔레그래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잇따라 자국의 핵전력 강화를 선언한 것을 예로 들며 현재 핵확산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들 국가가 핵군비 경쟁에 나선다면 제2의 냉전으로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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