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아바스 수반 건강 악화…이스라엘, 예의주시

입력 2017-07-31 17:47  

팔레스타인 아바스 수반 건강 악화…이스라엘, 예의주시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의 건강이 최근 악화했다는 징후가 포착되면서 현재 팔레스타인과 갈등을 겪는 이스라엘이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31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와 AP통신에 따르면 올해 82세인 아바스 수반은 지난 주말인 28일 요르단강 서안 지역 라말라의 한 병원에 입원해 건강 검진을 받았다.

팔레스타인 정부 관리들은 통상적인 정기 검진이라고 밝히면서도 아바스 수반이 예루살렘 성지 템플마운트(아랍명 하람 알샤리프)를 둘러싼 이스라엘과의 갈등으로 지난 2주간 피로와 탈진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아바스 수반을 진료한 한 의사는 "그가 스트레스에 따른 위염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의사는 아바스 수반의 건강 상태를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어 익명으로 이같이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은 "아바스 수반의 건강이 최근 몇 달간 악화했다"며 "앞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 아바스 수반은 이번 달 들어 템플마운트 위기를 두고 팔레스타인 안팎에서 다양한 정치적 압력을 받았다.

팔레스타인인 강경파는 아바스 수반이 이슬람교와 유대교의 공동 성지인 템플마운트 주변에 새로운 보안 장치를 설치한 이스라엘에 단호한 입장을 취할 것을 요구했다. 터키도 이러한 입장에 가세했다.

반면, 팔레스타인의 주요 경제적 후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이-팔 유혈 사태의 확산을 억제하라고 아바스 수반에게 요구했다. 미국도 이-팔 폭력 사태가 중단될 수 있도록 중재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아바스 수반의 악화한 건강 상태에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향후 팔레스타인의 정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최고 수장이 바뀔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과 갈등·충돌이 발생하면 비교적 온건파로 분류되는 아바스 수반과 논의를 해 왔다.

이스라엘은 템플마운트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갑작스러운 교체도 원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아바스 수반이 집권한 2005년 이후 새로운 PA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다. 아바스 수반은 자신의 임기가 끝났지만, 여전히 PA 수반 직을 유지하고 있다.

아바스 수반은 오랜 기간 심장 관련 질환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팔레스타인 정부 관리들이 이를 공식 확인해 준 적은 없다.

아바스 수반은 그동안 자신이 선호하는 후임자에 대한 언급도 일절 하지 않았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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