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대학원 이전이나 분원, KDI 주도, 국책연구소 연합 등 검토될 듯
(세종=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세종시에 들어설 국내 첫 국립행정대학원이 어떤 형태로 설립될지 관심이 쏠린다.
국립행정대학원은 국내 특성에 맞은 정책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행정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다.
1일 세종시에 따르면 국립행정대학원의 적절한 모델로 크게 세 가지 안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관계 당국은 국내 상황에 적합한 형태를 찾고자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행정대학원에서는 공공정책학, 국제관계학, 경제학 등 정책 전문가 양성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교육이 이뤄진다.
현재 미국 하버드 케네디스쿨이나 프랑스 에나(ENA)가 해당 국가에서 이런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 첫 국립행정대학원 입주 지역으로는 세종시 신도시 4-2생활권(집현리) 교육연구용지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설립 형태는 크게 세 가지 방안이 제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이전 또는 분원 설치, 한국개발연구원(KDI) 주도 시스템 신설, 국책연구소 연합대학원 개교 등이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이전·분원 설치안은 국내 최고 수준의 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연착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서울대 행정대학원이 업무협약을 한 규제개혁 관련 석·박사 과정 개설 방안이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일부 교육 과정이 아닌 대학원 전체 이전을 하는 상황에 대해 조성될 수 있는 학내 거부감이나 반쪽짜리 분원에 대한 우려 가능성도 있다.
KDI를 중심으로 국책연구소가 참여해 대학원을 세우는 안도 고려 대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경제사회 현상에 관한 종합적 연구나 공공투자관리·사회기반시설 분석 등을 위해 설계된 KDI와 행정대학원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책연구소 한 관계자는 "KDI를 제외한 다른 연구원 기능 접목 여부와 시스템 정착까지 필요한 시간 등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예 전체 국책연구소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연합대학원 개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설립한 연합대학원대학교(UST)가 이와 유사한 모델이다.
세종시 국책연구단지에 KDI를 비롯해 한국법제연구원과 국토연구원 등 15개 정부출연연구기관 3천545명 연구원이 이미 정착한 만큼 물리적으로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UST처럼 설립 근거를 따로 마련해야 할 수도 있는 데다 연구원 간 교육 과정을 얼마나 조율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국책연구소 한 관계자는 "정부 의지에 따라 연구기관 공동으로 전문 연구인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의 기관을 설립하는 것 자체엔 이견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여러 부차적인 사항에 대해 연구원 사이에 유기적으로 협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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