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즈 "북한 방문, 마법에 빠진 것 같았다"

입력 2017-08-01 00:00  

고릴라즈 "북한 방문, 마법에 빠진 것 같았다"

해체설엔 즉답 피해…"고릴라즈는 관습적인 밴드 아냐"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에 가는 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굴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비슷했어요. 마법에 빠지는 느낌이었죠."

지난달 30일 '지산 밸리록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만난 고릴라즈(Gorrilaz)의 데이먼 알반(49)은 2013년 북한 방문 경험을 이렇게 기억했다.

브릿팝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영국 밴드 '블러'(Blur)의 보컬이기도 한 알반은 동갑내기 만화가 제이미 휴렛과 함께 1998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가상밴드'로 평가받는 고릴라즈를 탄생시켰다.

고릴라즈를 구성하는 2D(보컬·키보드), 머독(베이스), 러셀(드럼), 누들(보컬·기타) 등 멤버 4명은 모두 실존하지 않는 만화 캐릭터다.

고릴라즈는 2015년 블러 8집 '더 매직 윕'(The Magic Whip)에 '평양'이란 곡을 실었고, 최근 발매한 고릴라즈의 싱글 '슬리핑 파우더'(Sleeping Powder) 뮤직비디오에는 평양의 풍경을 넣었다. 멤버 2D는 부채춤을 추는 무용수들과 매스게임을 하는 군중 사이에서 노래한다.

알반은 "뮤직비디오에 쓰인 사진은 (2013년 북한을 방문했을 때) 모두 내 눈으로 보고 경험하고 직접 찍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자신이 음악감독을 맡은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구상하던 차 평양을 여행했다면서 "사람들이 다양하게 사는 모습은 많은 영감을 준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고릴라즈가 6년간의 침묵을 깨고 발매한 앨범 '휴먼즈'(Humanz)에 대해선 '무서움'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간을 파티 식으로 풀려고 노력했어요. 그냥 파티가 아니라 좀 무서운(scary) 파티. 그렇다고 경악스러운(terrifying) 건 아니고요. 고릴라즈 특유의 무서운 음악적 스타일을 담았어요."







알반은 '블러' 콘서트 이후 20년 만인 자신의 이번 한국 방문에 대해서는 봉은사와 황학동 벼룩시장을 둘러봤다면서 "점심으로 삼계탕을 먹었는데 에너지를 얻었다"고 밝게 말했다.

일각에 떠도는 해체설에 대해선 "고릴라즈는 관습적인 밴드가 아니다. 즐기고 싶을 때가 오면 또 다른 작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음악계의 기술 발전에 대해서는 "내 노래는 구상부터 공개까지 1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유튜브 1천만 뷰를 달성했다. 굉장한 일이지만 신생 밴드에 어려운 환경일 것"이라며 양면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상의 혼성 4인조 혼성그룹인 고릴라즈는 지난달 30일 '지산 밸리록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했다. 알반은 가상밴드인 고릴라스의 영상이 나오는 가운데 직접 노래하며 두 차례 이상 객석으로 내려가 팬들과 교감하는 등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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