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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건군 90주년을 맞아 치른 열병식에 중국 공산당의 당기(黨旗)가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보다 먼저 등장해 국기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나아가 중국 인민해방군이 국가의 군대인지, 당의 군대인지 정체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중문판은 30일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주르허(朱日和) 훈련기지에서 열린 건군절 열병식에서 중국 국기와 중국 공산당기, 인민해방군기 등 3개 깃발이 동시에 등장했다고 전했다.
세 깃발이 함께 나타나는 일은 중국에서도 드문 일이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기수대가 든 깃발이 당기, 국기, 군기 순서로 등장했다며 이는 '국기와 다른 깃발을 들고 행진할 때는 국기를 다른 깃발 앞에 세워야 한다'는 중국 국기법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의법치국(법치주의)도 빈말이 됐다", "위에서 법률을 위반하면 아래도 따르기 마련"이라고 비판하면서 '군대의 국가화' 요구를 뒤엎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엄밀하게 중국 공산당의 영도를 받는 당의 군대이다. 실제 중국에서는 국가보다 당이, 법보다 당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인민해방군은 중국 공산당이 혁명과업을 완수하기 위한 독자적 무장세력 확보 필요성에 의해 창건됐으며 이번 건군절도 중국 공산당 지령에 의해 발생한 홍군(紅軍)의 1927년 8월 1일 난창(南昌) 무장봉기를 기념한 것이다.
통상 최고지도자가 중국 공산당 산하의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며 실질적인 군 통수권을 장악하고 있다. 최고지도자는 아울러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을 겸한다.
중국 지도부는 대외적으로 인민해방군이 국가와 인민의 군대라는 인식을 가하기 위해 1983년 그림자 조직인 국가중앙군사위원회를 창설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체제 들어서는 당이 군을 영도하고, 군대는 당에 충성해야 한다는 기존 인식을 강조하고 있다.
방송은 시 주석이 과거 "당이 우선인지, 법이 우선인지를 가리는 것은 정치적 함정이자 거짓 명제"라며 "사회주의 법치는 당의 영도를 견지해야 하고 당의 영도는 사회주의 법치에 의존해야 한다. 당과 법, 당의 영도와 의법치국은 고도의 일치를 이룬다"고 밝힌 것을 상기시켰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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