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디젤·난민" 속 메르켈 9년째 같은 휴가

입력 2017-07-3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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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디젤·난민" 속 메르켈 9년째 같은 휴가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테러, 디젤, 난민!

독일 유력지 빌트가 31일(현지시간) 9년째 같은 곳에서 같은 방식으로 여름 휴가를 보내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근황을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들 세 단어를 제목으로 뽑고는 "총선을 앞두고 이것들이 여전히 메르켈을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와 남편 요아힘 자우어는 올해로 9년 연속 이탈리아 북부 산악 휴양지 쥐트티롤(남티롤) 줄덴에서 머물고 있다.

그들은 언제나 숙소인 4성급 호텔에 묵으면서 리프트를 타고 산책하고 조용하게 맥주와 다른 음료 한 잔의 여유를 가지며 휴양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빌트는 예의, 두 사람이 식당 야외에서 맥주 등 음료수를 앞에 두고 식탁에 앉아있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게재했다.




지난해 이즈음 자우어의 손에 들렸던 '종이신문' 빌트가 이번에는 메르켈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것만 다를 뿐이었다.

빌트는 이들의 한가로운 모습과는 별개로 테러와 디젤, 난민을 언급하면서 추방돼야 할 망명신청자가 흉기 테러를 벌임으로써 난민 대응 미흡을 두고 격론이 이는 최근 상황과,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정부와 자동차업계의 신뢰 기반을 흔드는 현실을 동시에 짚었다.

그러고는 이들 세 테마에 관한 여론조사 수치와 정치일정을 소개하며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테러와 관련해 시사점을 주는 전문기관 '인자'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일이 안전하다고 보는 사람의 비율은 작년(51.2%)보다 올해(61.6%)가 높아졌다.

또한, 동시에 독일의 경찰이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는 견해에 동의하는 이들의 비율이 작년에는 44.7%였지만 올해는 46.9%로 약간 올라갔다.

인자의 헤르만 빙케르트 대표는 "사람들이 집에선 안전하다고 느끼지만, 문 밖을 나선 상황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경찰의 도움을 잘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데 대해서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빌트는 2년 전 여름을 강타한 난민 이슈와 관련해서는 "난민 (대책) 논쟁은 메르켈에게 아킬레스건"이라는 여론조사 전문가 클라우스-페터 쇠프너의 주장을 옮겼다.

이와 함께 리하르트 힐머 정치컨설팅 전문가는 빌트에 "난민 주제는 계속 불씨가 남아있다"면서 "(난민 위기가 정점을 찍은) 2015년의 메르켈을 사람들은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디젤차 배출가스 처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비밀담합했다는 주간 슈피겔의 폭로 보도와, 배출가스 배출이 많은 오래된 디젤차를 퇴출하려는 잇단 움직임과 맞물린 디젤 이슈도 휘발성이 점차 강해지는 형국이다.

빌트는 이와 관련, 8월 2일 정부와 자동차업계 대표들이 모이는 이른바 '디젤 정상회의' 때 메르켈 총리도 참석해야 한다는 안톤 호프라이터 녹색당 당수의 주장을 옮겼다.

앞서 이 회의를 두고 주무 장관인 바르바라 헨드릭스 환경부 장관은 그저 만나서 차 한잔 마시는 자리가 아니라고 했고, 알렉산더 도브린트 교통부 장관 역시 오류를 시정하고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업계를 압박했다.

un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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