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말 지구기온 상승폭 섭씨 2~4.9℃ 확률이 90%"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금세기 말까지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섭씨 2℃보다 훨씬 작게" 제한한다는 파리기후협정에 담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확률은 5%에 불과하다는 추정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아드리안 래프테리 교수 등이 이끈 연구팀은 '네이처 기후변화'에 게재된 연구보고서에서 이 같은 추정을 내놨다고 진보 성향 영국 일간 가디언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파리기후협정이 야심적으로 삼은 "1.5℃ 이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확률은 1%밖에 안 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대신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섭씨 2℃에서 4.9℃ 사이가 될 가능성이 90%로 추정됐다면서 이 같은 추정은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정부간 패널이 제시했던 최악과 최선 사이의 중간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온실가스가 지구 기온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는 대신 지난 50년 동안 진행된 세계 인구,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달러의 경제 활동에 필요한 탄소 산화물 방출량을 뜻하는 탄소집약도(carbon intensity) 등의 변화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이런 추정에 이르렀다.
다양한 온실가스 방출 시나리오들을 포괄하는 통계적 모델을 만들어 분석한 결과 탄소집약도가 미래 지구 기온 상승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기술발전이 금세기 남은 기간 탄소집약도를 90% 정도 낮출 것으로 예상됐다. 두 거대한 에너지소비국인 중국과 인도에서도 탄소집약도가 가파르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이 같은 급격한 탄소집약도 감소조차 상승 폭을 섭씨 2℃로 묶는 데에는 역부족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또 2100년께 약 110억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인구는 지구 온도 상승에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왜냐면 향후 인구 증가 대부분이 온실가스 배출 기여도가 미미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래프테리 교수는 기술발전이 이런 전망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컴퓨터, 로봇, 하이브리드 차량, 인터넷, 전기차 등 지난 반세기에 이뤄진 주요 기술발전이 탄소 효율성을 대략 연간 2% 정도 꾸준히 향상하는데 그치면서 급격한 향상을 가져오진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정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탈퇴로 위기를 맞고 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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