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기 "최순실이 삼성 비방해서 대통령이 이재용 질책"

입력 2017-08-0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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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기 "최순실이 삼성 비방해서 대통령이 이재용 질책"

피고인 신문서 주장…"朴, 특정 선수 지원 이야기한 건 아닌 듯"

박근혜, 이재용 재판 3차 증인 소환도 거부…불출석 사유서 제출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삼성을 비방하는 바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7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의 독대 자리에서 삼성의 승마 지원이 부족하다고 질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이 증언했다.

장 전 차장은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최씨 딸 정유라를 특정해 지원 부족을 지적한 게 아니라 승마 종목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을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의 정유라 지원은 최씨의 영향력 때문이었다는 삼성 측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장 전 차장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본인 등의 재판에서 피고인 신문 도중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 내용에 대한 확인을 요청받고 이 같이 말했다.

특검팀 수사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9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이 부회장을 만나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 적극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2015년 7월 25일 2차 독대 당시 '승마 관련 지원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도대체 지금까지 뭘 한 것이냐. 삼성이 한화보다 못하다. 승마 유망주를 해외 전지 훈련도 보내고 좋은 말도 사줘야 하는데 삼성이 그걸 안 하고 있다'는 취지로 이 부회장을 질책했다.

이후 승마협회 회장이던 박상진 당시 삼성전자 사장과 승마협회 부회장이던 황성수 전 전무가 차례로 독일에 가서 최씨의 최측근인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를 만나고 돌아왔다.

장 전 차장은 특검 조사에서 박 사장과 황 전무에게서 "삼성이 승마협회 맡아놓고 정유라를 지원해주지 않는다며 최씨가 대통령에게 이야기해서 독대 때 대통령이 야단친 것 같다. 대통령이 화 내는데 정유라를 지원해 줄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취지로 보고받았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이날 재판에서 "독대 때 박 전 대통령이 정씨에 대한 지원 부족을 이유로 이 부회장을 질책한 게 아니었느냐"고 장 전 차장에게 확인을 요청했다.

장 전 차장은 이에 "취지가 조금 다르다"며 "대통령이 특정 선수를 지원하라고 이야기한 건 아닌 것 같고, 이 부회장을 질책한 것도 올림픽 지원을 제대로 준비 안 한다고 질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 사장과 황 전무에게서 보고받을 때도 최씨가 자기 딸을 지원 안 해준다고 대통령에게 삼성을 비방했다는 취지로 들은 것 같다. (두 사람 보고 내용이) 대통령이 정유라 지원을 안 해줘서 화를 냈다는 말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장 전 차장은 또 특검에서 "용역 계약대로라면 정유라를 포함해 선수 6명을 선발해야 하는데 안 되는 상황이라고 들었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지시한 거니까 최씨가 원하는대로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진술한 것에 대해서도 약간 다른 입장을 이날 재판에서 밝혔다.

그는 "그렇게 진술한 적이 있는데 취지가 좀 다르다. 최씨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최씨가 어떤 형태로든 저희를 비난하고 험담하고 해코지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진술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실 대통령이 지시했는지 안 했는지 그 여부는 알 수 없다"며 "특검 조사를 받을 때 국정농단 사건이 집중적으로 보도돼서, 최씨의 뜻이 대통령 뜻일 수도 있겠구나 추측해서 진술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생각엔 대통령이 강요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회사 입장에서는 일종의 피해자가 되니까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생각한 부분도 있다"며 "그러다보니 대통령 책임을 더 강조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2일 이 부회장 재판에 3차 증인 소환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예상대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법정 대면은 최종 물건너갔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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