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 특별 초청 받아…전·현 세계랭킹 1위 8명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일본 여자 골프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미야자토 아이(32·일본)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네번째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에 특별 초청을 받아 출전한다.
매이저대회 조직위원회는 종종 출전권이 없는 선수를 출전시키고 싶을 때 특별 초청권을 행사한다.
올해 브리티시여자오픈 조직위원회는 미야자토를 선택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지난달 5일 미야자토에게 초청장을 보냈고 미야자토는 "기쁜 마음으로 출전하겠다"고 화답했다. 미야자토는 자력으로는 브리티시여자오픈 출전 자격이 없었다.
미야자토는 올해를 끝으로 은퇴한다.
지난 5월에 은퇴 계획을 밝힌 미야자토는 올해 LPGA투어 대회에 9차례밖에 출전하지 않았다. 은퇴 발표 후에 출전한 대회는 3개뿐이다. 은퇴 수순을 이미 밟는 셈이다.
미야자토는 "이번이 마지막 브리티시여자오픈 출전"이라면서 "은퇴하기 전에 꼭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라고 말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의 미야자토 초청은 작년 US여자오픈 조직위원회가 박세리(40)를 특별히 초청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무게감은 확 다르다.
박세리는 1998년 US여자오픈 사상 최고의 명승부 끝에 정상에 올랐다. 한국과 아시아 각국에 '세리 키즈'가 쏟아져나온 계기였다.
미야자토와 브리티시여자오픈의 인연은 별다른 게 없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이 미야자토가 난생처음 출전한 메이저대회라는 게 유일한 연결 고리일 뿐이다.
브리티시여자오픈 타이틀 스폰서는 일본의 종합 사무기기 기업 리코다. 미야자토의 특별 초청은 일본 최고의 여자 골프 스타에 대한 리코의 배려라고 보면 맞다.
미야자토가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처음 출전한 건 2004년이다. 처음 출전해서 컷 탈락한 미야자토는 LPGA투어에서 9승을 올렸지만 끝내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아보지는 못했다.
2006년 US여자오픈 공동 3위, 2009년 브리티시여자오픈 공동 3위, 2010년 US여자오픈 공동 3위가 미야자토가 남긴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다.
에비앙 마스터스를 두 번이나 우승했지만, 메이저대회로 승격하기 전이었다.
미야자토의 출전으로 이번 브리티시여자오픈에는 전, 현 세계랭킹 1위 8명이 모습을 드러낸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에 한 번이라도 올랐던 선수는 11명이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은 2006년 도입됐다.
초대 세계랭킹 1위는 당대 최고 선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었다. 소렌스탐에게 세계랭킹 1위를 이어받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 이어 신지애(29)를 거쳐 2010년 6월 미야자토가 세계랭킹 1위가 됐다. 일본 선수 최초였다.
미야자토는 그러나 딱 1주 만에 크리스티 커(미국)에게 세계랭킹 1위를 뺏겼다. 미야자토는 이후에도 세계랭킹 1위에 두 번 더 올랐지만 한번은 1주, 또 한 번은 9주 동안 왕좌를 지켰을 뿐이다.
미야자토가 세계랭킹 1위에 머문 기간은 도합 11주밖에 안 된다. 도합 5주에 그친 커에 이어 미야자토가 두 번째로 짧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전, 현 세계랭킹 1위 8명은 미야자토, 커, 쩡야니(대만),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박인비(29), 리디아 고(뉴질랜드),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그리고 유소연(27)이다.
kh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