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성명 작성에 관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명은 진실"
(서울·워싱턴=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에게 러시아 측 인사와의 회동과 관련해 거짓 해명을 지시했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 대선 기간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에게 타격을 줄 정보 제공을 약속받고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를 만난 사실이 드러나 '러시아 스캔들'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회동 사실이 알려진 이후 처음으로 낸 성명에서 트럼프 주니어는 이 만남에서 "러시아 어린이 입양 프로그램을 주로 논의했다"며 "이 문제는 대선 이슈도 아니었으며 후속 만남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를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아들에게 이런 내용의 성명을 내라고 지시했다.
애초 보좌관들은 트럼프 주니어가 나중에 더 자세한 내용이 폭로돼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한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이 계획이 바뀌었다고 WP는 전했다.
이후 트럼프 주니어가 회동 주선자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직접 공개하면서 러시아 측 인사를 만나 어린이 입양 문제를 논의했다는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후보에 대한 러시아와 러시아 정부 지원의 일부"인 "매우 민감한 고급 정보"를 주겠다는 귀띔을 받고 러시아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이메일을 통해 밝혀졌다.
한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명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 성명을 명확하게 지시한 것은 아니지만 관여는 했으며, 어떤 아버지라도 할 수 있는 제안을 했다"며 "발표된 성명은 진실이며 부정확한 부분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 언론은 트럼프 주니어의 성명은 지난해 베셀니츠카야와의 만남이 대선 캠페인과 관련됐음을 부인했지만, 추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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