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 비과세 지분 '조건부' 확대…경영 승계 무관한 기부 장려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공익법인에 출연한 재산 중 상속·증여세가 면제되는 지분 한도가 최대 20%로 확대된다.
다만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점을 재단 정관에 명시해야 하는 등 기업의 지배권 유지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기획재정부가 2일 발표한 '2017년 세법개정안'에는 이런 내용의 공익법인 제도 개선안이 담겼다.
개정안에는 공익법인에 출연하는 주식 중 상속·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 지분을 최대 20%까지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일반적으로 공익법인에 출연하는 재산은 상속·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의결권 있는 주식은 일정 한도를 초과하는 지분에 대해서 상속·증여세를 내도록 하고 있다.
이는 일부 대기업 오너 일가가 상속·증여세 부담 없이 공익법인을 통해 대기업집단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현재 일반 공익법인은 의결권 있는 5%의 지분까지 보유해도 상속·증여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특수관계가 아니면서 외부회계감사, 결산서류 공시 등 투명성 요건을 갖춘 성실 공익법인은 10% 지분까지 비과세 된다.
앞으로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특수관계가 아닌 성실 공익법인이면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사실을 정관에 명시한 자선·장학·사회복지 목적의 공익법인은 상속·증여세 부과 없이 최대 20%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세법개정안에는 10%를 초과해 상속·증여세를 면제받은 공익법인이 출연재산가액의 3%를 공익사업에 의무적으로 지출하도록 하는 안도 담겼다.
현재 5%를 초과해 의결권 있는 주식을 보유한 공익법인은 출연재산가액의 1%를 공익사업에 의무적으로 쓰도록 하고 있는데 지분 비율에 따라 의무지출비를 더 늘린 것이다.
공익법인 출연을 통한 대기업집단의 우회적 지배를 막는 동시에 자선·장학·사회복지 등 공익법인에 대한 사회 기부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상속·증여세를 면제받은 뒤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다 적발된 기업은 부과되지 않았던 세금과 함께 가산세를 함께 물어내야 한다.
roc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