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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연루된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가 이 과정에서 거액의 손실을 떠안은 아부다비 국부펀드에 대한 대출금 및 이자 반환을 돌연 연기했다.
2일 말레이시아 선데일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MDB는 애초 지난달 31일까지 아부다비 국부펀드 IPIC(국제석유투자)에 6억 달러(6천731억원)를 갚기로 했으나 제때에 지급하지 못했다.
1MDB는 전날 성명을 통해 "IPIC에 지급할 예정이었던 자금의 수령 시기가 규제 당국의 추가 승인 절차 때문에 7월에서 8월로 연기됐다"면서 "IPIC에 서한을 보내 8월 중에는 지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IPIC 측은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 공시를 통해 1MDB가 지난달 31일까지 지급하기로 한 6억 달러 외에 이달 1일이 지급기한이었던 2천600만 달러도 갚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1MDB와 IPIC는 나집 총리와 측근들이 1MDB를 통해 수십억 달러의 나랏돈을 빼돌렸다는 이른바 '1MDB 스캔들'과 관련해 수년간 갈등을 빚어왔다.
IPIC는 2015년 1MDB가 자금난에 빠지자 10억 달러의 긴급 대출을 제공하고 1MDB가 발행한 일부 채권에 대한 이자 상환 의무를 승계했으나 이듬해 4월 관련 협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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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양측은 1MDB가 IPIC에 지급했다는 35억 달러(약 3조9천억원)의 행방을 놓고 거세게 대립해 왔다.
1MDB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IPIC의 자회사에 송금했다고 주장하지만, IPIC는 해당 법인이 IPIC의 자회사와 이름만 비슷한 유령회사라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은 결국 지난 4월 분쟁종식에 합의했으나, 2015년 1MDB가 빌린 10억 달러의 긴급대출과 이자 등 12억 달러를 올해 중 반환하기로 했을 뿐 35억 달러 규모의 채권 지급보증과 관련한 문제는 추후 협상 대상으로 남겨졌다.
1MDB는 2009년 나집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설립한 회사다. 자금세탁처로 이용된 미국과 스위스 등은 1MDB에서 최대 60억 달러가 횡령됐다고 보고 국제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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