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법무부 통해 페이스북 등 미국 업체에 협조 요청
(부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최호식(63) 전 회장이 성추행 범죄를 저지른 당일 피해 여성을 도왔던 20대 주부가 악플러(악성 댓글을 다는 누리꾼)들을 고소했지만, 악성 댓글이 달린 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경찰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2일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올해 6월 최 전 회장에게 끌려가던 여직원을 도와준 주부 A(28)씨는 지난달 6일 인터넷 사이트에 악성 댓글을 단 누리꾼 13명을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그는 올해 6월 3일 오후 친구들과 생일 파티를 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을 찾았다가 최 전 회장에게 끌려가던 20대 여성의 "도와달라"는 말을 듣고 그를 호텔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러나 A씨는 당시 호텔 앞 폐쇄회로(CC)TV가 인터넷에 공개된 이후 '꽃뱀 사기단'으로 매도됐다. 피해 여성을 도왔다가 자작극을 꾸민 사기범으로 몰려 심한 악플에 시달렸다.
악플에는 '저 여자들 창×', '4인조 꽃뱀 사기단 아니냐' 등 욕설이나 모욕적인 표현도 있었다.
A씨로부터 악플을 단 13명의 아이디를 확보한 경찰은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해당 사이트가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수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법무부를 통해 두 사이트 측에 악플을 단 누리꾼 13명의 신원을 파악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두 사이트 측이 한국 경찰의 요청을 수긍할지는 알 수 없다. 또 이에 관한 답변을 받는 것조차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미국 업체들은 개인신상 보호를 중요시해 강력범죄가 아닌 명예훼손이나 모욕 사건에는 자료 협조를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미국 업체 측이 협조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으로 피고소인들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최 전 회장은 올해 6월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한 일식집에서 20대 여직원과 식사를 하던 중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고 호텔로 강제로 끌고 가려 한 혐의(강제추행 및 체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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