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만 26건 불법행위 적발…적반하장 큰소리에 단속반 속앓이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어린아이들이 저러고 있으면 귀엽기라도 할 텐데 다른 사람들 따가운 눈초리에도 아랑곳하지 않네요."
무등산 국립공원사무소 직원들은 최근 원효사 계곡을 점령한 '누드족'에 골머리 앓고 있다.
장년층 또는 고령층 남성으로 무리 지은 이들은 불볕더위와 함께 출몰하기 시작했다.
매일 두세 명씩 꾸준히 나타나 훌렁훌렁 옷을 벗어 던지고 계곡 물에 몸 담그며 주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일부는 '갈아입을 속옷이 없다'며 실오라기 하나조차 남기지 않기 일쑤라 탐방객 항의와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국립공원 여름 계곡을 알몸으로 독차지한 이들이 되레 큰소리치고 나서면서 단속반 직원들은 번번이 얼굴을 붉힌 채 돌아선다.
공원 관계자는 "유년시절 추억이 깃든 장소라는 등 고집을 감당할 수 없다"며 "법적 처벌도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 나이 든 노인이라 난감하다"고 넋두리했다.
올해도 피서철을 맞아 국립공원 특별단속이 시작됐지만, 꼴불견 피서와 불법행위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3일 무등산공원사무소에 따르면 단속반이 7월 한 달 동안 적발한 공원 내 불법행위는 모두 26건이다.
무단출입과 흡연이 8건씩으로 가장 많았다. 채취 5건, 애완견 반입 4건, 취사 1건 등이 뒤를 이었는데 오랜 홍보와 단속에도 무질서 행위가 기승부렸다.
현장에서는 '규정을 몰랐다'고 따지는 위반자와 단속반 사이에서 승강이가 다반사다.
지난 1일에는 탐방객 출입이 금지된 계곡 구간에 텐트를 쳐놓은 야영객 무리가 단속반을 향해 고성과 욕설을 쏟아냈다.
무등산사무소 측은 자연공원법을 적용해 이들에게 과태료를 부과했다.
취사·야영·오물 투기·흡연·야간 산행 등 피서철 불법행위 집중단속은 오는 15일까지 이어진다.
김보영 무등산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국립공원은 이웃과 함께 이용하는 공공장소"라며 "기초질서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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