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액 300억원대 초반…자금유입·수익률 초라한 성적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금융당국이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한 뒤 기대감 속에 잇따라 출시된 성과보수형 공모펀드가 두 달이 되도록 시장에서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평균 수익률은 0%대에 머물고 있고 설정액도 300억원대 초반에 불과하다.
3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시장에 출시된 성과보수형 공모펀드는 모두 12개다. 6월에 5개, 7월에 7개가 출시됐다.
이들 펀드의 설정 이후 평균 수익률은 0.04%다.
'신한BNPP공모주&밴드트레이딩50성과보수자[주혼](종류C1)'가 1.7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고, '삼성글로벌ETF로테이션성과보수[주혼-재간접]_C'가 1.35%, '미래에셋배당과인컴30성과보수자(채혼)종류C'가 1.34%로 뒤를 이었다.
12개 펀드 중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낸 펀드는 6개에 불과했다.
반면 '에셋플러스알파로보글로벌그로스성과보수자 1-2(주식)종류A'(-1.82%)를 비롯한 6개 펀드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개월 기준 수익률도 주식형 공모펀드의 수익률 0.30%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0.15%를 나타냈다.
순자산 증가세도 지지부진하다. 이들 펀드의 운용순자산 총합은 322억원으로 출시 첫 달인 6월에 131억원이, 7월에 191억원이 유입됐다.
6월에 출시된 펀드 5개 중 7월에도 1억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온 펀드는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삼성글로벌ETF로테이션성과보수[주혼-재간접]_C' 1개뿐이다.
'트러스톤정정당당성과보수자[주식-파생]C클래스'는 6월1일 설정 당시 자기자본 50억원과 투자자 자금 8억원 등 총 58억원이 설정된 뒤 8월1일까지도 이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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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보수형 공모펀드는 운용사가 일정 기준의 목표수익을 정해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낮은 운용보수를 받고, 수익을 초과 달성하면 성과보수를 받도록 하는 방식의 상품이다.
금융당국은 펀드의 수익률이 낮아도 수수료는 동일하게 지불해야 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5월 자산운용사의 책임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공모펀드를 출시할 때 성과연계형 보수체계를 적용하거나 2억원 이상의 자체 자금을 투입하도록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운용·성과보수 이외에 판매사들이 받는 판매보수가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큰 부담이어서 현행 성과보수 체계만으로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판매사 입장에서는 보수가 기존 펀드와 다르지 않으면서도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변동성이 높은 성과보수형 펀드를 적극적으로 팔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과보수형 펀드를 출시한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수익률이 높으면 성과보수를 받는다고 하지만 수익률은 시장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상황이 많은 만큼 특별히 동기부여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이 관계자는 "판매사 입장에서도 설명이 어렵고 복잡한 보수 구조 때문에 향후 고객이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큰 성과보수형 펀드를 권할 요인이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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