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연습 준비보고 회의…"북한 도발로 예년과 달라"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2일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핵실험을 여러 차례 계속하고 있고, 그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했던 것보다도 더 많은 핵실험을 혼자서 몇 년 사이에 해버렸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2017년도 을지연습 준비보고 회의'에서 우리 안보·외교환경이 급박하다는 점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실시했으며 이중 김정일 체제 하에서 두차례, 김정은 체제 하에서 세차례 이뤄졌다.
이 총리는 "러시아가 북한이 쏜 미사일을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아닌 중거리 미사일로 규정한 것은 어떤 의도 때문에 미사일 고도 등을 일부러 낮춰잡은 흔적이 보인다"며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점점 더 강도를 높여가면서 도발을 계속할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 분석"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북한의 도발로 레드라인에 거의 육박했기에 올해의 을지연습은 예년과는 다르다. 올해의 을지연습이 해마다 하는 을지연습의 연장선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말라"며 "이런 시기에 비장한 마음으로 새로운 각오의 을지연습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참석자 가운데 시·도지사를 빼고는 대부분 새로운 기관장들이기에 을지연습 경험이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올해 을지연습은 특별히 중요하다"며 "백지에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기관장 스스로가 숙지할 것을 숙지하고 훈련에 임하고 지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을지훈련은 기관장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기관장들께서 얼마나 많이 숙지하고 얼마나 강한 의지로 훈련에 임하는지가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관문임이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아울러 이번 을지연습을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훈련'으로 만들라고 주문했다.
이 총리는 "접전지역에서는 주민대피훈련을, 고층아파트에서는 화재대응훈련을 하는 등 상황에 맞는 훈련으로 모든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달라"며 "을지연습에 대해 대다수 국민이 남의 일처럼 지나가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 우리가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우리가 너무 많은 위험에 장기간 노출되어 있다 보니 오히려 둔감해진 경향이 있지만, 작금의 상황은 예전과는 판이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거듭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아울러 '실제상황과 다름없는 훈련'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이 총리는 "북한은 대단히 예측하기 어려운 집단이고, 다양한 도발을 해올 가능성이 있다"며 "비무장지대에는 목함지뢰가 우리 아들·딸들의 신체를 노리고 있고, 사이버테러도 공산세계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우리가 여러 차례 겪은 일"이라고 적극적인 대비를 당부했다.
올해로 50번째를 맞은 을지연습은 이달 21∼24일 진행된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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