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교사 수급조절 실패 부담 수험생에"…비정규직과 갈등 조짐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올해 서울지역 공립 초등교사 선발예정 인원이 작년의 8분의 1 수준으로 급감, 임용시험 준비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8학년도 공립학교 교사 임용시험으로 초등학교 교사 105명(장애인 구분모집 포함)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 학년도 선발 인원 846명의 12.4% 수준이다.
서울지역 공립 초등교사 선발 인원(최초 시행계획 기준)은 2017학년도 846명, 2016학년도 960명, 2015학년도 600명, 2014학년도와 2013학년도 각각 990명 등 최근 5년간 평균 약 877명이었다.
초등교사 선발예정 인원이 큰 폭 줄어든 이유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교육부가 교사정원을 감축했고 미발령 임용대기자도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서울지역 교사정원을 줄이면서 신규교사 선발 인원은 유지하라는 요구를 몇 년간 계속해왔다"면서 "다소 급작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임용대기자가 워낙 많은 상황이라 선발예정 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지역 초등교사 임용대기자는 7월 말 998명에 달한다.
하지만 연말까지 각 학교로 발령될 인원은 15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발령은 못 받은 채 3년이 지나면 합격이 취소되는 데 이 일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서울시교육청 입장이다.
이번 선발예정 인원이 알려지면서 임용시험 준비생들은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임용시험 준비 온라인 카페에는 이전 선발 인원과 이번 선발예정 인원을 비교하는 글과 함께 "역대 최악의 임용시험이 될 것", "절망스럽다", "교육 당국이 교사 수급조절에 실패한 부담을 시험준비생이 진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대규모 집회를 벌이자는 주장도 제기됐고 이번에 공지된 인원이 선발예정 인원인 만큼 교육 당국에 항의해 오는 9월 확정될 실제 선발 인원을 늘리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기간제교사 등을 정교사로 전환해주기 위해 교육 당국이 임용시험을 통한 교사 선발을 줄이려 한다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이날 '자격없는 비정규직 강사들의 정규직 전환을 반대한다'는 청원이 올라왔고 7시간 만에 1천300여명이 서명했다.
청원 작성자는 "기간제교사와 영어회화전문강사 등의 거센 정규직화 요구에 힘든 임용시험을 통과한 예비교사와 교대·사범대생 자리가 위협받는다"면서 "임용시험에 합격한 대기발령자들의 앞길을 강사들이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격을 갖춘 (예비) 영어교사가 강사에 밀려 시험 치를 기회를 잃어야 하느냐"면서 "각종 강사제도를 폐지하고 임용시험을 통해 정교사를 발령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관계자는 "임용대기자가 많아 선발 인원 감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이번처럼) 갑자기 과도하게 줄이면 시험준비생들이 교육 당국을 신뢰할 수 없게 된다"면서 "교원수급정책을 정교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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