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내부 잘 알아야" vs "조직이기주의 안 돼"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BNK금융지주[138930]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두고 공모에 참여한 은행 내외부 인사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3일 지역 금융계에 따르면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회장 공모에 신청한 16명 가운데 절반을 추리고 8명을 대상으로 오는 9일 심층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면접을 거쳐 이달 중순 후보를 확정하면 이사회를 거쳐 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심층 면접에 참여하는 인사는 박재경 BNK금융 회장 권한대행, 빈대인 부산은행장 권한대행, 손교덕 경남은행장, 정민주 BNK금융 부사장, 임영록 전 BS금융지주 사장, 이정수 전 BS저축은행 사장 등 내부 인사 6명과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 외부 인사 2명이다.
정치권에 몸을 담고 있는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면서 서류 면접에서 탈락했다.
부산은행 노조와 지역 시민단체, 야당 소속 정치인 등이 정치권 개입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단락될 듯했던 논란은 다시 내부 인사냐 외부 인사냐를 놓고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부산은행 노조를 비롯한 은행 조직 내부에서는 BNK금융을 잘 아는 내부 인사가 차기 회장에 선임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성세환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자사 주가 시세조정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BNK금융을 국내 5대 금융지주로 성장시킨 내부 조직의 역량은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소매금융과 핀테크 사업 강화 등 BNK금융이 미래 금융환경 변화에 대비해 준비해온 각종 사업을 차질없이 이행하기 위해서도 조직 내부 출신이 수장을 맡아야 한다고 직원들은 강조하고 있다.
외부 면접 대상자 2명은 이런 사정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게 BNK금융 직원들의 주장이다. 또 일부 인사는 과거 조직내 갈등을 불러일으킨 경영방식 때문에 BNK금융을 이끌기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이런 내부의 목소리에 대해 일각에서는 BNK금융의 순혈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현직 경영진이 재판을 받는 상황까지 이른데 대한 반성 없이 내부 인사를 회장 후보로 고집하는 것은 조직 이기주의라는 것이다.
한 금융권 인사는 "제왕적인 권한을 분산해 은행 내부의 병폐를 청산하기 위해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고 공모 범위를 외부로 확대했는데 내부 인사만 고집하는 것은 지나친 주장"이라고 말했다.
회장 선임 절차가 속도를 내면서 자신에게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한 면접 대상자 간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지역 경제계와 정치권 등의 관심도 높아져 BNK금융 이사회의 결정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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