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여당 자민당의 새 지도부가 헌법개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개헌 논의에 박차를 가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온도차를 드러냈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등 자민당 새 지도부는 3일 당사에서 지도부 인사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개헌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 인사에서 유임된 니카이 간사장은 이 자리에서 "서둘러서 목표를 찾을 게 아니라 신중에 신중을 기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와 함께 유임된 다카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자민당 부총재도 "(가을의) 임시국회에서 자민당의 개헌안을 낼 수 있으면 좋다"면서도 "신중하게 논의해 각당의 생각, 국민 전체의 분위기를 보면서 진행하고 싶다"며 개헌 논의를 서두르지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아베 총리에 대해 "헌법은 지금부터는 당에 맡기고 내각은 경제를 우선적으로 챙겼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의 이런 발언은 지난 5월 초 '2020년 개정 헌법 시행'을 목표로 제시한 뒤 자민당에 당 차원의 개헌안 마련을 서두르라며 채찍질하는 아베 총리의 모습과는 차이가 크다.
지난달 초 도쿄(東京)도의회선거 참패로 개헌 동력이 상실된 상황에서 자민당 지도부가 '신중한 개헌'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향후 개헌에 대한 속도 조절론이 부각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동안 여러차례 개헌 추진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전 외무상) 역시 이날 "헌법 9조에 대해 우선은 자민당 내에서 진지한 논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해야 국민들 사이에서 이해가 넓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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