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포럼] ④ 유영록 시장 "남북, 한강하구 공동활용하자"(끝)

입력 2017-08-03 18:16   수정 2017-08-03 18:51

[세계한민족포럼] ④ 유영록 시장 "남북, 한강하구 공동활용하자"(끝)

"한반도 중심이자 DMZ 없는 중립지역"…김포시, 유네스코에도 협조 요청



(알마티<카자흐스탄>=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한강하구는 한반도의 중심이자 정전협정에서도 중립지역으로 명시된 곳입니다. 남북한이 한강하구의 생태와 역사 등을 공동으로 조사하고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북한의 핵 개발로 남북한 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상태지만 그럴수록 대화의 물꼬를 트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유영록(55) 김포시장은 알마티의 알파라비 카자흐스탄국립대 강당에서 국제한민족재단(상임의장 이창주) 주최로 2∼3일 열린 제18회 세계한민족포럼의 제3세션 기조발제를 통해 한강하구의 평화적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3일 포럼 행사장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구체적인 방안과 추진 경과를 설명했다.

"한반도 육상을 가로지르는 248㎞의 비무장지대(DMZ)와 달리 남북한 사이 67㎞에 이르는 한강하구는 정전협정 당시 중립지역으로 규정됐습니다. 협정 당사자들은 남북한 쌍방이 자유롭게 항행하고 각기 강안(江岸)에 배를 댈 수 있도록 협의했고, 이를 정전협정 세부사항을 규정한 규칙에 명시했습니다. 언제라도 남북한이 합의만 하면 정전협정과 상관없이 양측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바다에서부터 한강·임진강이 합류하는 파주 오두산전망대까지 한강하구에는 DMZ가 없다. 강 양안의 철조망도 군사 충돌 때문에 나중에 생긴 것이다.

실제로도 1990년 자유로 건설을 위한 골재 채취선 진입, 1997년 한강하구의 유일한 수중도 유도에 떠내려온 북한 황소 구출, 1999년 한강 유입 염소 회수와 좌초 준설선 예인, 2005년 통영 거북선의 한강 이동 등 남북한 군사 당국의 양해 아래 한강하구 수로를 활용한 사례가 있다.

"한강과 임진강이 합쳐져 바다로 흐르는 구간을 이 지역 사람들은 '할아버지의 강'이라는 뜻으로 '조강'(組江)이라고 불렀습니다. 김포시 월곶면과 맞은편 북한에 조강 나루가 마주 보고 있죠. 바다로 들어온 배가 여기서 일단 정박해 준비를 마친 뒤 한강을 따라 서울 마포나루까지 올라갔다고 하더군요. 역사적 발굴과 복원이 필요합니다. 한강에 유람선을 다니게 하려고 김포시 고촌읍과 서울 잠실에 수중보를 건설한 뒤 한강의 백사장도 없어지고 하구의 오염도 높아졌습니다. 한강하구의 생태 조사도 시급합니다. 정치·군사적 사안을 배제한 상태에서 이 지역을 합동 조사하고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유 시장은 북한이 말라리아 예방약 공급 등 인도적 지원 제의까지 거부하는 마당에 김포시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국제기구 유네스코가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미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본부에 뜻을 전달했고 최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김광호 사무총장을 만나 협조를 부탁했다.

"유네스코가 과학과 문화를 다루는 권위 있는 국제기구인 만큼 북한도 완전히 외면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당장 받아들이진 않더라도 조만간 받아들일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이를 통해 김포시가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자 통일의 마중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유 시장은 국내외와 재외동포 학자와 정치인 등이 참여하는 세계한민족포럼에서 한강하구 공동활용 구상을 제안하며 특히 재외동포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비교적 자유롭게 북한을 오가고 북한 당국자들과 얘기할 수 있는 동포들이 나서주면 일이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재외동포야말로 통일로 가는 길에 큰 역할을 할 일꾼들입니다. 지난해 러시아 고려인들을 초청해 11월 9∼11일 제1회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을 개최한 것도 이들이 한민족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이고 중요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이기 때문입니다. 오는 11월 초에는 제2회 포럼을 엽니다."

김포 토박이인 유 시장은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경기도 의원을 거쳐 열린우리당 김포지역위원장,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육위원, 열린정책포럼 대외협력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2010년부터 재선 시장으로 일하고 있다.

hee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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