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이대호(35·롯데 자이언츠)가 2012년 일본으로 떠나기 전 이대호와 정대현(당시 SK 와이번스)은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투타 천적 관계였다.
이대호가 KBO 리그에 복귀한 올해, 정대현의 바통을 이제는 LG 트윈스의 우완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30)이 이을 기세다.
롯데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즌 11차전에서 3-7로 뒤진 8회 초 2점을 뽑아내며 맹추격에 나섰다.
스코어 차는 2점으로 좁혀졌다. 계속된 2사 1루에서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한 방이면 동점이 되는 상황이었다.
이대호는 앞선 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타격감이 완전히 본궤도에 오른 듯했다.
3루쪽 롯데 응원석은 이대호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동점 홈런에 대한 염원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러자 LG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좌완 선발 차우찬을 내리고 신정락을 투입했다.
언더핸드 투수를 상대로 올 시즌 0.278로 시즌 타율(0.332)에 한참 못 미치는 이대호의 약점을 파고든 것이다.
결국 이대호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대호는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신정락의 7구째 예리한 변화구에 꼼짝하지 못하고 서서 삼진을 당했다.
이대호의 삼진과 함께 추격의 불길은 사그라들었고, 롯데는 결국 6-9로 패하며 LG와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LG는 올 시즌 결정적인 고비마다 이대호를 상대로 신정락 카드를 사용해 쏠쏠히 재미를 봤다.
'무박 2일' 경기가 펼쳐진 6월 27일 사직 원정에서는 5-5로 맞선 9회 말 무사 1, 2루에서 신정락이 이대호를 병살 처리하고 김사훈을 삼진으로 잡아 위기를 넘긴 것이 대표적이다.
이대호는 올 시즌 신정락을 5번 상대해 모두 무안타로 물러났다.
아직 표본이 적긴 하지만 신정락과 비슷한 유형인 정대현에게 철저하게 약했던 이대호를 기억하는 야구팬들이라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성적이다.
이대호는 정대현을 상대로 2011년까지 통산 54타석에서 49타수 5안타 6삼진 4볼넷 1사구 1희생플라이를 쳤다.
통산 상대 타율은 0.102로 지독한 천적 관계라는 말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공교롭게도 정대현과 신정락은 커브를 주 무기로 쓴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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