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투명성기구, 브라질 테메르 부패재판 무산 맹비난

입력 2017-08-04 06:23   수정 2017-08-04 07:22

국제투명성기구, 브라질 테메르 부패재판 무산 맹비난

"의회의 테메르 구하기는 부패수사에 대한 공격"…정치개혁 촉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연방하원이 부패 혐의로 기소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무산시킨 것과 관련, 국제투명성기구(TI)가 강한 비판을 제기하고 나섰다.

국제투명성기구의 브루노 브란다웅 브라질 지부장은 3일(현지시간) 연방하원의 표결은 권력형 부패수사인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브란다웅 지부장은 '라바 자투'가 부패 범죄를 저지르고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관행을 없애는 역사적인 수사라고 평가하면서 "연방하원의 표결은 브라질 국민의 열망을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연방하원의 표결 때문에 부패 척결을 위한 장기적인 비전을 잃게 됐다고 개탄하면서 "이번 사건이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정치권이 부패 척결을 위해 싸우는 국민이나 시민단체와 철저하고 완벽하게 단절돼 있으며, 따라서 정치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연방하원은 전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재판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찬성 227표, 반대 263표로 부결시켰다.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성립하려면 전체회의 표결에서 재적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인 342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지만, 이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호드리구 자노 연방검찰총장은 지난 6월 26일 테메르 대통령을 부패 혐의로 기소했다.

브라질에서 연방검찰이 현직 대통령을 기소한 것은 처음이다.

테메르 대통령은 세계 최대 육류 가공회사인 JBS로부터 뇌물 15만2천 달러(약 1억7천만 원)를 챙겼고, 앞으로 9개월간 1천150만 달러(약 130억 원)를 더 받으려고 조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연방검찰이 테메르 대통령을 사법방해죄로 추가 기소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3월 7일 집무실에서 JBS의 조에슬레이 바치스타 대표를 만나 대화한 녹음테이프가 공개되면서 퇴진 압박을 받아왔다.

녹음테이프에는 테메르 대통령이 JBS에 세금과 대출 혜택을 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사실과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의 증언을 막기 위해 금품을 계속 제공하라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연방검찰은 테메르 대통령이 바치스타 대표를 독려해 쿠냐 전 의장에게 뇌물을 계속 주도록 해 부패수사를 방해하려 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여론은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국제 시민운동단체 '아바즈'(Avaaz)의 의뢰로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이보페(Ibope)가 지난달에 벌인 조사에서 테메르 대통령 재판을 지지하는 의견은 81%에 달했다.

79%는 테메르 대통령 재판에 반대하는 연방하원의원들이 부패에 연루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2018년 의회선거에서 재판 반대 의원들을 찍지 않겠다는 응답은 73%였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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