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작년 새로운 유전자 공학기술로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던 중국 학자 한춘위(韓春雨·43) 허베이(河北)과학기술대 교수가 진위 논란에 휩싸인 논문을 철회한 데 이어 중국 대학의 조사를 받게 돼 중국판 황우석 사태로 결론 날지 주목된다.
4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 교수는 지난 2일 자신 팀이 발견한 새 유전자 공학기술이 다른 연구진에 의해 재현되지 못했다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게재한 논문을 철회했다.
한 교수는 연구 결과가 재현되지 못한 이유를 지속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사설에서 내부 심사 결과 한 교수의 논문에서 명백한 변칙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3명의 외부 검토자가 한 교수의 발견을 재현했다면서도 한 교수와 동료들의 논문 철회 결정이 최선의 조치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 교수가 이끄는 허베이과학기술대 연구팀은 작년 5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2015년 최고의 과학기술 성과 중 하나인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보다 더 효과적인 유전자 편집기술 'NgAgo-gDNA'를 개발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중국 당국은 한 교수 연구팀에 2억 위안(약 342억 원)의 자금 지원을 승인했으며 한 교수 연구팀을 노벨상 후보로 올려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그러나 전 세계 수백 개 실험실이 한 교수의 논문을 토대로 실험했지만, 같은 결과를 재현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문의 진위 논란이 일었다.
허베이과기대는 3일 웹사이트에 게시한 성명에서 논문을 철회한 한 교수의 연구를 조사하기 위해 학문적 재평가와 관련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베이과기대는 한 교수가 연구 방법을 대학 측이 별도 선정한 실험실에 보여줄 것이라며 다른 과학자들의 감독하에 한 교수의 실험을 진행한 뒤 NgAgo-gDNA의 유효성에 대한 결론을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저장(浙江)대 왕리밍 생명공학 교수는 논문 철회가 과학계 내 신뢰를 회복시킬 것이라며 "한 교수의 연구가 학문적 사기에 연루됐는지, 단지 실수인지 여부가 남은 문제"라고 말했다.
베이징(北京)생명과학연구소의 샤오펑 연구원은 한 교수가 단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편집자와 다른 당사자들의 압력 때문에 논문을 철회한 것이 분명하다며 허베이과기대와 중국 당국이 연구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진실을 찾기 위한 책임을 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는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2005년 사람 난자로부터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추출했다는 내용을 '사이언스'지에 실었다가 논문 조작 파문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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