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으로 변한 미술관…땀 흘려 운동하고 전시도 보고

입력 2017-08-04 11:54  

체육관으로 변한 미술관…땀 흘려 운동하고 전시도 보고

국립현대미술관서 관람·운동 결합 프로그램 첫선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일단 종아리를 풀려고 해요. 천천히 천천히, 근육을 쭉 눌러서 근육을 편다는 느낌으로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 로비.

분홍색 매트 위에 앉은 60여 명의 사람이 강사의 지시에 따라 몸을 쉼 없이 움직였다.

아침 일찍부터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 곁에서는 건축가 양수인의 설치미술 작품인 '원심림' 십여 그루가 너울대고 있었다.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은 일제히 발걸음을 멈추고 이 생경한 풍경을 구경했다.

절로 흥이 나는 듯, 가방까지 내려놓고 뒤편에서 동작을 따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이날 첫선을 보인 'MMCA X NIKE 트레이닝 클럽' 현장이다.

'MMCA X NIKE 트레이닝 클럽'은 미술관 곳곳에서 트레이너와 함께 요가와 트레이닝, 댄스를 익힌 다음 학예연구사와 전시를 관람하는 프로그램이다.

1시간 운동을 마친 이들은 아래층에서 열리는 폴란드 작가 크지슈토프 보디츠코(75)의 전시 '기구, 기념비, 프로젝션'을 관람했다.

보디츠코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발화하는 작품으로 명성을 떨친 작가로, 이번 전시는 196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주요 작품 80여 점을 망라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참가자들은 서늘한 지하 전시장에서 잠깐 땀도 식히면서 이수정 학예연구사의 설명을 경청했다.

함께 참여한 정주연(26), 윤은주(21) 씨는 "평소 종종 전시를 보러 다니는데 운동과 전시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운동을 하면서 친구가 됐다는 두 사람은 나이키트레이닝클럽(NTC)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재빨리 신청했다고 밝혔다.

민혜정 나이키 전문 트레이너는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아무래도 선입견이 있어서 처음에는 (지도)하기가 어색했다"면서 "막상 함께해보니 색다르고 신났다"고 밝혔다.

전시관람과 운동을 결합한 프로그램은 외국 미술관에서는 이미 '성업' 중이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개관 전인 오전 8시와 9시에 안무가와 전시장을 돌면서 에어로빅과 체조, 명상 등을 할 수 있는 '뮤지엄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지난 1월부터 운영 중이다.

영국 런던 빅토리아앤앨버트미술관, 뉴욕 브루클린미술관, 필라델피아 미술관 등에서도 아침 시간에 요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MMCA X NIKE 트레이닝 클럽'은 서울관에서는 이날부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과천관에서는 12일 하루 오전 10시~12시 30분에 진행된다.

19일에는 관람객 200명이 서울관 주변을 함께 달리고 전시를 관람하는 행사도 열린다.

'아트앤스포츠데이'로 명명된 마지막 26일에는 오후 5시부터 서울관 야외에서 요가, 댄스, 트레이닝 행사를 하면서 서울관 로비에서 출발해 삼청동 일대를 달리는 '나이트 런', 크러쉬 등 여러 가수가 참여하는 콘서트가 함께 펼쳐진다.

남은 행사 문의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사전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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