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타격코치님도 계시는데 제가 어떻게 감히…."
프로야구 LG 트윈스 출신으로 현재 SBS 스포츠에서 활동 중인 이종열(44) 해설위원의 얼굴이 빨개졌다.
"우리 선수들한테 타격 좀 가르쳐달라"는 김진욱(57) kt wiz 감독의 '깜짝 부탁'을 듣고 나서다.
kt wiz와 SK 와이번스가 맞붙는 4일 오후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취재진과 엔트리 변동 등에 관해 얘기하던 김 감독은 기자들 뒤에 서 있는 이 위원을 발견하고는 이런 부탁을 했다.
이 위원은 당혹감을 드러내면서 "제 귀까지 빨개지는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진지했다.
그는 "물론 타격코치가 있지만, 외부 선배한테도 배우는 게 좋다고 본다"며 "젊을수록 여러 사람한테 배우는 게 도움이 된다. 타격에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나중에 팀을 옮기거나 새 코치가 오면 또 새로운 사람한테 배우게 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김 감독이 사뭇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가자 이 위원은 '얼음'이 됐다.
분위기가 어색하게 흘러가는 것을 눈치챈 김 감독이 "(수업료가) 비싼가?"라고 농담했고, 이 위원은 웃으면서 "아주 쌉니다. 공짜입니다"라고 답했다.
kt는 팀 타율이 0.267로 10개 구단 가운데 SK(0.263) 다음으로 낮다.
그나마 SK는 홈런 1위(176개)의 폭발력 덕분에 중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하고 있지만, kt는 사정이 다르다.
전날까지 kt는 31승 67패(승률 0.316)를 거둬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그나마 요즘 팀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우리도 싸워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도 우리를 쉽게 보지는 못할 것"이라며 "윤석민이 4번에서 잘해주고 있고 박경수, 유한준도 좋아졌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면서 "하위타선의 출루율이 개선되면 더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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