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신임 방위상이 4일 일본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자위대의 적(敵)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그런(적기지를 공격하는) 능력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자위대는 적기지공격을 목적으로 한 장비체계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보유할 계획도 없다"며 "미일동맹 전체의 억지력를 강화해 (일본)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보유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자민당의 안전보장조사회는 지난 6월 북한의 군사시설을 공격할 수 있도록 자위대가 적기지공격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제언을 일본 정부에 한 바 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당시 제언 내용을 작성하는 팀의 수장이었다.
오노데라 방위상의 이날 발언은 기존 소신을 재차 밝힌 것이지만, 방위상 입장에서 나온 것인 만큼 무게가 다르다. 그는 전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로부터 방위계획의 대강(방위대강) 수정 지시를 받기도 해, 향후 일본 정부 차원에서 적기지공격능력 보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적기지공격능력의 보유 검토 발언은 그동안 일본 정부가 지켜온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 가능)' 원칙을 깨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통해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장비는 보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적 기지 공격이 가능한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등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이 원칙 때문이다.
그는 이날 한반도 정세에 대해 "탄도미사일 발사 빈도가 꽤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지역과 국제사회에 대한 새로운 단계의 위협이다"며 "미일, 한미일이 긴밀하게 연대해 우리나라(일본)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위기감을 부각했다.
한편 오노데라 방위상은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참배할 예정은 없다"고 말해 오는 15일 종전기념일(패전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찾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전임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은 작년 연말 현직 방위상으로는 최초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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