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감사하지만 나는 나"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고노담화의 주역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중의원 의장의 장남으로 일본 외교 수장에 기용돼 주목받고 있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신임 일본 외무상이 아버지와 자신이 별개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4일 NHK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중국 언론이 아시아 외교를 중시한 고노 의장의 아들이 외무상으로 취임한 것을 소개하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질문을 받았다.
이에 고노 외무상은 "고노 요헤이의 아들이 외무상이 된 것에 대해 기뻐해 주고 있다면 아버지에게 감사하지 않으면 안되지만 고노 다로 외무상으로서 각국에 평가받도록 제대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우호관계를 깊게 하고 싶다"며 "여러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할 필요도 있지만 조금 미래지향적인 대화가 가능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노 의장이 관방장관이던 1993년 발표된 고노담화는 위안부 제도 운용과 관련해 일본군과 정부의 관여를 인정한 일본 정부의 첫 입장 발표다.
그런 까닭에 고노 외무상의 취임으로 한일 관계가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그는 취임 후 아버지와 선을 긋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고노 외무상은 3일 외무상으로 임명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한일 위안부 합의가 착실하게 이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며 일각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고노 외무상의 발탁 배경과 관련해서는 극우 언론 산케이신문이 이날자 지면에 아베 총리가 개각 전 측근에게 "그(고노 외무상)는 아버지와는 다르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고노 담화를 뒤집을 비장의 카드로 고노 외무상을 기용한 것일 수도 있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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